임상현 수석부행장 대행체제 유지 가능성···기은 노조, 27일 광화문 집회 예정

지난 1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가 기업은행 본점에서 ‘관료 출신, 부적격 인사의 기업은행장 선임 포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기업은행지부
지난 1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가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관료 출신, 부적격 인사의 기업은행장 선임 포기’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기업은행지부

차기 기업은행장 선임이 미뤄지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임기만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청와대 낙하산’ 논란에 차기 행장 임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 대행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에서 김도진 은행장의 이임식을 열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이임식은 취임식과 함께 이뤄지지만 차기 기업은행장 내정자가 아직 나오지 않아 이번에는 이임식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은행장 선임은 금융위원장 임명제청과 대통령 임명의 절차를 거쳐 이뤄지기 때문에 대부분 청와대의 의중에 따라 후보가 결정된다. 조준희 전 행장부터 권선주 전 행장, 김도진 행장까지 세 차례 연속 내부 출신 인사가 기업은행장 자리에 앉았던만큼 이번에는 관료 출신이 선임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 대표,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으며 한때는 윤 전 수석의 내정설이 돌기도 했다. 최근에는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급부상해 임명이 유력시 됐다.

하지만 기업은행 내부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낙하산 반대 여론이 임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김진홍 전국금융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정부가 반 전 수석 임명을 강행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으며 새롭게 금융노조 위원장에 당선된 박홍배 위원장도 ‘기업은행장 낙하산 저지’를 첫 과제로 선정했다. 기업은행 노조는 27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함량 미달 낙하산 행장 반대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하루 남겨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후임으로 청와대가 반장식 전 일자리수석을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낙하산 인사로 관치금융을 행하던 과거로 후퇴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내일까지 청와대가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경우 기업은행은 임상현 전무의 직무대행 체제로 넘어가게 된다. 직무대행 체제에서는 계열사 CEO인사 및 임원인사를 단행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은행과 계열사가 내년도 경영 준비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미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와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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