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년 새 아파트 분양가 급등···서울 26.42% 올라
가점 낮은 30대 청약 포기 속출···기존 주택 매입 나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존 아파트는 물론 분양가까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18차례나 부동산 규제를 쏟아냈다. 하지만 주택가격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오히려 서울 아파트 가격은 더 치솟아 올라 정부의 집값 잡기 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아울러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더욱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이후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16.14%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임 당시(2017년 5월)만 하더라도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3억624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1월에는 3억5567만원으로 2년여만에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전국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도 문재인 정부 이후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2017년 5월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984만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0월에는 1189만원까지 상승했다. 2년 반 만에 20.81%나 오른 셈이다.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대구로 나타났다.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에 따르면 2017년 5월에만 하더라도 대구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3.3㎡당 1049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0월에는 1453만원으로 38.57%나 올랐다. 분양가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은 경남으로 조사됐다. 경남의 평균 분양가격은 같은 기간 3.3㎡당 797만원에서 1058만원으로 32.71% 상승했다. 이어 대전(903만원→1198만원)은 32.60%, 광주(953만원→1244만원)은 30.48% 올랐다. 서울은 3.3㎡당 2112만원에서 2670만원으로 26.4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경제만랩

반면 조선업으로 지역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울산은 나홀로 하락세다. 2017년 5월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1180만원에 달했지만, 올 10월에는 1036만원으로 12.24% 낮아졌다.

울산을 제외한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자 주변 아파트 매매가격도 오르고 이후 다시 분양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의 경우 급상승하는 아파트 분양가격과 정부의 규제로 인해 대출이 막히면서 현금부자만 청약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부양가족과 무주택 기간 등 상대적으로 청약가점이 낮은 30대들은 아파트 청약으로는 당첨이 어렵다고 판단해 기존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연령대별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입 비중은 30대가 31%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40대는 28.7%, 50대는 19.0%로 조사됐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정부가 치솟는 분양가를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도 내놓았지만 공급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으로 결국 새 아파트 가격만 더 상승했다”며 “현금 부자들만 집을 매입하는 궁극적인 문제까지 이어지고 있어 빠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16일 문재인 정부는 주택 금융과 세제, 공급 등을 총 망라한 초고강도 부동산 종합 대책을 내놨다. 시가 9억원 이상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 비율인 LTV를 현행 40%에서 20%로 축소시켰고,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해 투기 수요를 차단시키기로 했다. 여기에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최대 0.8% 인상시켜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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