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1년 넘게 이어지는 진에어, 사업 확대 제동
이미 공급 부문에선 진에어 넘어선 티웨이항공, 여객 부문도 바짝 추격

진에어가 1년 넘게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여객 수요’ 부문에서 티웨이항공에 따라잡히게 생겼다. 제재 지속 시 해당 부문 저비용항공사(LCC) 순위가 뒤바뀔 전망이다.

25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티웨이항공을 이용한 여객은 92만1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5% 늘었다. 진에어는 전년(94만5017명)과 비슷한 수준인 95만965명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8월 시작된 국토부 제재로 인해 노선 및 항공기 도입 등 사업 확대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진에어에 이어 매출액 기준 LCC 업계 3위에 자리하고 있는 티웨이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 및 새로운 노선 취항을 통해 수요를 늘렸다. 이미 공급 부문에선 진에어를 넘어섰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의 지난달 운항 편은 총 5519편으로 진에어(4631편)보다 888편 많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하더라도 티웨이항공은 4965편 운항에 불과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11월 여객 수요 부문 비교 도표./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진에어, 티웨이항공 11월 여객 수요 부문 비교 도표./ 인포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업계는 진에어에 대한 국토부 제재가 지속될 경우 여객 수요 부문 순위 변동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진에어 제재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올해도 해제가 불가능해 보인다”면서 “일각에선 사업 규모를 확대하지 못한 게 불황을 견뎌낸 긍정적 요소라고 평하지만 1년 넘게 제재가 이어지면서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 9월 진에어가 제출한 ‘항공법령 위반 재발방지 및 경영문화 개선’ 이행 내용을 담은 최종 보고서에 답변하지 않았다. 보고서엔 지난해 8월 국토부가 제재를 결정하면서 문제를 삼았던 내용에 대한 개선 사항이 포함됐다.

일각에선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한진그룹 경영 일선 복귀가 제재 해제를 늦추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다만 진에어 측은 최종 보고서를 통해 계열사 임원의 기업 지배 또는 경영 참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국토부에 추가로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제재가 계속되면서 진에어의 실적도 악화됐다.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2755억원에서 2238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256억원에서 130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 불황까지 겹치면서 실적 감소폭도 커졌다.

김영호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국토부의 규제가 지속되고 있어 운신의 폭이 제한적인데, 기단 확대 및 신규 취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다른 LCC)와의 차별화 포인트인 대형기(B777) 운용에도 제약이 따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제재로 인해 신규 노선 확보 등 사업 확장이 어려운 탓에 신입사원 채용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500여명을 채용한 진에어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육아 휴직 등의 공석을 채우기 위한 경력 채용을 제외하곤 공개 채용을 진행하지 않았다. 제재가 계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에도 채용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진에어는 노사 간 합의를 통해 사측이 직원들에게 보상 차원으로 기본급 10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지급 시기는 국토부의 제재가 해제된 이후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