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13곳 평균 설계사 정착률 52.7%
메리츠화재 설계사 정착률 47.9%에 그쳐
잦은 설계사 이탈로 고아계약 우려···메리츠 “신규 등록 설계사 많아 모수 커진데 따른 현상”

6개 대형 손보사 설계사 정착률/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6개 대형 손보사 설계사 정착률(자료: 금융감독원)/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해 들어 전속 설계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여타 보험사들과 차별화되는 공격 경영을 펼치던 메리츠화재가 정작 설계사 정착률이 손보사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격 경영에 치우쳐 피보험자 계약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메리츠화재의 13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47.9%로 손해보험사 13곳의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해보험 13개사의 평균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52.7%였다.

13월차 설계사 등록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신규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 보험모집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의미한다. 비율이 낮을수록 설계사가 이직하거나 퇴직하는 등 이탈이 심하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메리츠화재 소속 설계사 중 1년 이상 다닌 사람이 10명 중 5명이 채 안된다고 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상위 5개 손보사(삼성·현대·DB·KB·한화손보)의 설계사 정착률은 모두 50%대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은 60%의 설계사 정착률로 손보사 중에서 MG손해보험 다음으로 높은 정착률을 기록했으며, 삼성화재 51.2%, DB손해보험 55.1%, KB손해보험 55.3%, 한화손해보험 56.3%로 집계됐다. 주요 대형사의 설계사 정착률은 모두 평균에 가깝거나 평균치를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메리츠화재만 6개 대형 손보사 중 유독 저조한 설계사 정착률을 나타낸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들어 영업채널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매월 1000명 이상의 전속 설계사를 영입하면서 조직규모면에서 최대 손보사가 됐다. 이에 따라 장기인보험 부문에서 업계 1위이던 삼성화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에 비해 설계사 정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계약의 질보다 양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공격적인 전략이 보험사 실적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피보험자에게는 잦은 설계사 이탈로 고아계약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직이나 퇴직 등으로 설계사 이탈이 발생하면 피보험자 입장에선 기존 담당 설계사가 사라져 제대로 된 보험 계약 관리를 받기 어렵다”며 “설계사 정착률이 낮을수록 일명 ‘철새 설계사’들이 많다는 의미인데 이들이 자행한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실은 전적으로 보험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장기적으로 보면 피보험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률이 비교적 저조한 편이지만 정착률 추이 자체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타사보다 수치가 다소 낮은 이유는 매달 새롭게 등록되는 설계사 인원이 타사보다 훨씬 많다 보니 모수가 많아지면서 정착률이 저조하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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