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요자료 ‘업무수첩’도 “일기 형식 메모장 불과” 주장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를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인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자신에 대한 검찰의 불법 도·감청 의혹을 제기했다.
송 시장은 23일 울산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이 제 개인 대화까지 도·감청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혹의 근거로 검찰이 조사 과정에 자신과 송철호 울산시장 단둘이 나눈 전화 내용을 담은 녹취를 들려준 점을 지적했다.
송 부시장은 “12월 20일 검찰 조사에서 2018년 3월 31일에 대한 진술이 잘못됐다고 바로 잡으려고 할 때 검찰이 갑자기 녹취록을 들려줬다”며 “이 녹음 내용은 제가 12월 6일 세 번째 진술을 마치고 12월 15일 제가 송 시장과 통화한 개인 대화까지 녹음한 것으로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검사에게 이의를 제기해 합법적인 영장으로 진행했나 물었더니 답변하지 못했다”며 “시장과 둘만의 통화이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이 제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송 부시장은 그러면서 대검과 법무부에 도·감청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송 부시장은 검찰이 주요 자료로 보는 ‘업무수첩’에 대해서도 업무수첩의 형식에 맞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에서 (업무수첩이) 스모킹건이라고 하는데 명백히 업무수첩이 아니다”며 “업무수첩은 육하원칙에 의해 상세히 기록하는 것인데 지극한 개인 단상, 소회, 풍문, 일기 형식의 메모장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송 부시장은 청와대 관계자와의 ‘4자회동’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이 압수한 제 수첩에 2018년 3월 31일 저와 송 변호사(송철호 울산시장), 정몽주(당시 캠프 상황실장)씨가 청와대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과 모여 공공병원 회의를 한 것처럼 나오는데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 그날 청와대 인근 인근에서 4자회동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언론이 크게 다뤄 저의 행적을 스스로 조사했다”며 “그날은 토요일이었고 지인과 골프를 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그 어떤 허위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나 심한 취재가 이뤄지다 보니까 정상적인 업무가 힘들고 집안까지 사찰하는 행태까지 있다”며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송 부시장은 지난 6일과 7일, 20일 3차례 검찰에 불려가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