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노트10라이트·애플 아이폰SE2 등 보급형 제품군 확대 전망
“美 제재 받는 화웨이 공백 공략”

/자료=삼성전자 모바일 프레스
삼성전자의 갤럭시A01 이미지. /캡처=삼성전자 모바일 프레스

내년 삼성전자와 애플, 스마트폰 양사가 제품군 가격대를 넓혀 중국 화웨이가 빠진 시장 공백을 노릴 전망이다. 시장에선 애플이 이르면 내년 아이폰SE 시리즈 후속작을 내놓고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와 플래그십 파생 모델로 사업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성장이 정체된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업을 뚫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23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이르면 내년 보급형 아이폰 모델 출시를 목표로 신제품을 준비 중이다. 최근 애플인사이더 등 외신은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 TF 인터내셔널증권 분석가흘 인용해 내년 초 애플이 아이폰8 디자인을 적용하고 A13칩셋을 탑재한 아이폰SE 시리즈 후속작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제품은 LC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399달러(약 46만4000원)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4년만에 보급형 SE 시리즈 출시 가능성을 두고 업계선 애플이 제품군의 가격대 폭을 넓히는 전략으로 분석한다. 일각에선 화웨이의 시장 공백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제기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 5월부터 미국 정부 제재로 구글 안드로이드를 포함해 소프트웨어 구매길이 막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 "애플도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비롯해 보급형 제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화웨이가 구글 OS를 쓰지 못하면서 생기는 시장 공백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들어 애플의 고가, 고수익 전략도 흔들린 점도 이 같은 시장 전망에 힘을 더한다. 애플은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애플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한 영업이익률은 66%다. 이 회사가 지난 4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은 2017년 75%, 지난해 73%다. 

애플은 여전히 압도적인 사업 수익을 내고 있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전체 시장에서 비중은 다소 하락했다는 평가다. 올들어 애플은 신제품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거나 더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격 전략은 중고가, 중저가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결정되는 편이지만, 중가형 모델의 수요 증진은 시장 대대적인 흐름"이라며 "플래그십 구매를 촉진할 요인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중저가 제품군을 키워 화웨이의 시장 공백을 노린다. 내년엔 갤럭시A 제품군의 사양을 높이고 플래그십 파생 모델로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공백기를 채울 전망이다. 독일 IT매체 윈퓨처 등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내년 1월 갤럭시노트10 라이트 모델을 유럽 출시할 것이며, 가격은 609유로(약 78만4000원)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노트9 시리즈에 채용된 엑시노스9810를 탑재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A 및 M 시리즈로 재편한 중저가 제품군 성장세를 누렸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갤럭시A 시리즈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업이익 비중이 전년 13% 대비 4%포인트 상승한 17%로 기록됐다.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10 시리즈와 함께 갤럭시A 시리즈 호조세가 이어진 것으로 카운터포인트는 분석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중저가 제품의 외주 생산을 늘려 수익성까지 제고할 방침이다.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 3억대 중 6000만대 규모를 생산자개발방식(ODM) 업체인 중국 화친, 윙텍 등을 통해 생산한다. 최근 삼성 모바일 프레스를 통해 공개된 삼성전자 갤럭시A01 역시 화친이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은 물론 전체 물량을 늘려 시장 점유율을 키우려는 복안이다. 

화웨이의 공백을 점거하려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중저가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업체가 높은 사양의 중저가 신제품으로 내놓으면서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폰 수요층이 두터워진 까닭이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교체 수요를 자극하기 어려운 점 역시 이 같은 전략에 힘을 더한다. 이 가운데 내년 5G 시스템온칩(SoC)이 출시되면서 100만원대 이하 중저가 5G 스마트폰 시장도 본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샤오미는 내년 1분기 중 300달러 이하 가격의 5G 스마트폰인 레드미 K30을 출시할 계획을 밝혔으며, 오포와 비보 등도 미디어텍 칩셋을 채용할 계획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 3분기 기준 400달러 이하 단말기가 전체 스마트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중저가 5G 스마트폰이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 증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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