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조금 축소 CATL 등 성장세 주춤···日파나소닉, 테슬라와 결별효과 가시화
수주부터 납품까지 시차 3년···“韓기업 수주실적 꾸준히 높아 약진 계속될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이른바 ‘배터리 빅3’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일본·중국 등과 더불어 세계시장을 삼분하는 국내 업체들이 시장 정체에도 나 홀로 성장세를 잇고 있다. 중국의 성장세가 완화되고 미국·유럽 등의 수요가 당초 전망보다 다소 지체되면서, 전체 배터리시장이 다소 정체기를 보이는 가운데 유독 국내 기업들만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어 주목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3사의 배터리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비야디(BYD)를 제치고 누적점유율 3위로 뛰어 오른 LG화학은 29.0%의 신장률을 나타냈다. 5위 삼성SDI도 28.6% 상승했으며, 9위 SK이노베이션의 경우 153.8%의 기록적인 신장률을 나타내며 눈길을 끌었다.

반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부진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내 배터리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이 컸다. 글로벌 1위 CATL은 16.8% 사용량이 감소했다. LG화학에 3위 자리를 내준 4위 비야디(BYD)도 65.7%로 가장 높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2위 파나소닉의 경우 테슬라에 판매하는 배터리가 감소하면서 37.8%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적인 배터리 사용량이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들 두 나라의 점유가 하락한 것은 일정부분 납득이 가는 대목이다. 반대로 두 나라의 업체들의 점유하락이 전체적인 배터리 점유를 하락시켰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유독 국내 업체들의 점유가 급상승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문이다. 전문가들은 각 국이 처한 현실과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종주국 일본의 파나소닉은 과거 소형전지 시장에서 LG화학과 삼성SDI 등에 패권을 내주며 시장 헤게모니를 잃어버린 상황”이라며 “최근 유럽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주가 한국과 중국 등에 집중되고 있어, 파나소닉의 부진은 다소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파나소닉이 높은 점유를 유지할 수 있던 것은 테슬라에 독점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해왔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이들 둘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LG화학·CATL 등도 납품을 개시하고 있어 점유하락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더불어 “다만 파나소닉은 여전히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토요타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납품이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영향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주계약에서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기까지 통상 3년 안팎의 시가차 발생하기 마련”이라면서 “현재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은 3년 전 계약분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한국 기업들이 상당히 좋은 수주실적을 보였다는 점에서 내년부터 2025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에도 한국 기업들의 약진은 계속될 것”이라 점쳤다.

또 “중국의 경우 유럽·미국 등에 비해 국가적인 지원책을 바탕으로 시장성장을 꾀한 탓에 그간 급성장을 일궜으나 보조금 축소 등에 따라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을 뿐”이라면서 “CATL 등을 중심으로 유럽 등 해외수주에 적극적인 상황에 비춰볼 때, 전체적인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중국 업체들 역시 상당한 점유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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