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6일 이후 코스피서 2조1000억원 순매수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80% 투자금 몰려
KT&G·현대차, 11월 이어 12월에도 외국인 자금 이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 사진=각 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로고. / 사진=각 사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돌아온 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여 일 간 외국인이 두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1조7000억원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은 현대차와 KT&G로 나타났다. 업계 전망이나 정부 정책에 영향을 받는 종목 위주로 팔아치운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이후 코스피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지난 20일까지 총 2조113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멈추고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은 연말 국내 주식을 대량 매집하는 중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각각 1조1541억원, 6157억원 순매수했다. 두 기업의 외국인 순매수액은 외국인의 전체 순매수액의 83.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외국인 순매수가 컸던 기업은 삼성전기(1177억원), 엔씨소프트(865억원), 네이버(781억원), DB하이텍(645억원) 등이다. 반도체 제조업이나 전자부품, 통신·방송장비 제조업체에 집중 투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대량 매수세를 힘입어 연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5만6000원을 기록했다. 12월6일 이후 11.1% 올랐다. SK하이닉스는 20일 9만5000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7.8% 상승했다. 

업계는 연말과 내년 초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될 경우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국인이 반도체 비중을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이 미국 성장주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때 비로소 한국 반도체 비중을 늘리는 현상이 뒤따랐다. 미국 기업실적은 과거보다 좋지 않다. IT 버블 수준을 당장 뚫고 올라가기 어렵다면 답은 반도체”라고 말했다. 

반면 외국인의 매도세 강한 종목은 KT&G(-1284억원), 현대차(-1270억원), 한국전력(-528억원), SK텔레콤(-457)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와 KT&G의 외국인 순매도는 멈출 줄 모른다. 외국인들은 지난달에도 현대차와 KT&G 주식을 각각 1922억원, 1882억원 팔아치웠다. 

KT&G는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중단조치가 나오면서 정부와 담배업계, 소비자 간 갈등이 확대되자 주가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보건당국은 지난 15일 KT&G의 ‘시드 토박’과 줄랩스코리아의 ‘줄팟 크리스프’ 등 13개 제품에서 중증 폐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성분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미량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KT&G 등 담배업계는 해당 발표에 반발했다. 

전문가들을 현대차와 관련해 규제 등으로 인한 투자부담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동차 산업이 변혁기에 있고 규제 강화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에 동감하지만 회수시기가 불투명한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현대차 그룹 3사중 현금유동성이 가장 많은 현대차에 투자부담이 집중되고, 모비스와 기아차가 투자에 대한 수혜를 누린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