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달 동안 해외 지역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
경제 회복 기대감에 투심 강화···정치적 불안 리스크 지적도

움츠렸던 글로벌 증시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가운데 해외 펀드 중 브라질 펀드가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브라질 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에만 9%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브라질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투심을 일으킨 요인으로 분석된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브라질 펀드는 평균 9.2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해외 지역별 펀드 중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브라질처럼 신흥국으로 묶이는 인도, 베트남, 러시아 등이 각각 3.12%, -5.76%, 4.1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별 펀드로 살펴보면 KB자산운용의 ‘KB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주식)A클래스’가 10.88% 수익률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브라질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A1)’은 8.27%,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A’는 7.12% 수익률을 기록해 그 뒤를 이었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가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프=시사저널e.

이는 브라질 증시의 대표지수인 보베스파(BOVESPA) 상승세가 최근 이어진 데서 비롯됐다. 지난 19일(이하 현지 시간) 기준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115131.25로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19일 105864.18에서 8.7% 가량 상승했다. 보베스파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에 91012.31을 기록한 이후 지난 7월 초 105146.44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지난달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브라질 경제에 대한 낙관적인 시선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 19일 발표한 분기별 경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올해 0.9%에서 1.2%, 내년은 1.8%에서 2.2%로 각각 높였다. 국내에서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브라질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1.8%)보다 1.0%포인트 높게 전망했다.

브라질 경제지표들은 이미 개선되기 시작했다. 브라질 올해 경제성장률이 고용과 소비, 투자 부문의 호조로 1분기 0.0%에서 2분기 0.5%, 3분기 0.6%로 회복되는 추세다. GDP 선행지수격인 브라질의 경제활동지수(IBC-Br)도 지난 7월에 -0.11%를 기록한 이후 8월 0.35%, 9월 0.48%, 10월 0.17%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브라질 증시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난 1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들어 외국인들의 상파울루 증시 순 자금유출 규모는 37억달러 규모에 이른다며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자유주의 정부의 개혁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긍정적인 경제 전망 속에서도 정치 불안 등 리스크가 존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브라질 경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공공 부채에 있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연금개혁에 이어 재정 개혁과 세제 개편에 나서기로하면서 기대가 크지만 실제 어떤 효과를 낼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의 등급 상향 여부도 투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밝혔다. 현재 스탠더드 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BB-’로 매겼다. 무디스는 ‘Ba2’로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