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사, 힘 합쳐 경영쇄신 방안 마련
한국GM·르노삼성, 노사갈등 지속

국내 완성차 업체 마이너 3사의 실적을 주도하는 차종들. (왼쪽부터)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 한국GM 소형 경차 더 넥스트 스파크, 쌍용자동차 소형SUV 티볼리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업계 불황에 대응하는 완성차 마이너 3사의 노사관계가 상반된 모습이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르노삼성·한국GM·쌍용자동차 등 ‘마이너 3사’가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판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생산량도 급감한 것인데, 노사가 힘을 합쳐 위기 타개에 나선 쌍용차와 달리 르노삼성과 한국GM은 노사 갈등까지 겹치며 활로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쌍용차는 노사가 함께 추가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영쇄신 방안의 주된 내용은 상여금 200% 반납을 비롯해 PI성과급 및 생산격려금 반납 등이다. 지난 9월에도 쌍용차 노사는 업계 불황 타개를 위해 직원 복지 축소 등 선제적인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쌍용차 노사는 업계 불황이 장기화될 것이란 예상에 동의하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는 올 3분기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판매 실적 부진에 따른 결과다. 올 11월까지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시장을 합쳐 11만987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 줄어든 수치다.

르노삼성과 한국GM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르노삼성은 올 11월까지 내수와 수출 시장을 합해 16만1733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7% 감소한 판매 실적이다. 한국GM 역시 올 11월까지 37만8408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10% 감소한 수치다.

이들은 업계 불황에 더해 노사 갈등도 겪고 있다. 한국GM은 창원공장 1교대 전환과 비정규직 500명의 일자리가 이슈다. 한국GM은 물량 감소로 창원공장 근무체계를 기존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했다. 근무체계 변경으로 생산에 필요한 인원이 줄어들면서 7개 도급업체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자연스레 도급업체 소속 500여명의 일자리는 없어졌다. 이에 노조 측은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무 형태를 바꾸면 대대적 투쟁에 나서겠다”고 맞서고 있다.

르노삼성은 임단협 관련 갈등을 겪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10일 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찬성(66.2%)을 이끌어냈다. 이에 사측은 지난 18일 노조에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사측의 새로운 방안은 PI 지급률을 구체적으로 변경하고, 공헌수당 등을 신설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기본급 인상이 아니면 새로운 제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지난 19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임단협 7차 본교섭에서도 합의된 내용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어진 20일 8차 본교섭에서도 이견을 보이며 노조는 부분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내년 1분기 크로스오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를 국내 출시하고, 하반기부터 수출할 계획이다. 그러나 노사 갈등으로 이 역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지난달 1일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은 “수출용 XM3 생산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의 성공과 경쟁력 있는 가격,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회사의 재도약을 위해 노사간 대승적인 결단과 협력을 통해 공장 생산 경쟁력을 최대한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XM3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면 르노삼성의 실적 부진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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