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완료시 인천공항 슬롯 확보율 13.15%→19.27% 상승
이스타항공 유무형 재산 활용성 높아···중복노선 정리 시 추가 슬롯도 확보 가능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기중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사진=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대기중인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 제주항공은 전날 이스타항공 최대주주 이스타홀딩스와 주식매매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스타항공 경영권 인수 절차에 돌입했다. / 사진=연합뉴스

애경그룹이 주요 계열사 제주항공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인수 완료 시 항공사 경쟁력의 척도이자 재산으로 불리는 인천공항 슬롯 확보율이 19.27%로 상승한다. 아시아나항공과의 차이는 기존 11%p에서 5%p로 확 줄어든다. 이를 바탕으로 애경그룹(제주항공, 이스타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1위를 넘어 아시아나항공을 추격할 수 있는 발판 마련에 성공하게 된다.

슬롯은 공항 측이 한정적인 공간과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각 항공사에 항공기가 머물 수 있는 시간대와 공간을 배분하는 것을 칭한다.

20일 시사저널e가 입수한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 자료에 따르면 12월 기준 8개 국적항공사가 확보하고 있는 요일별 슬롯(In+Out) 합산 수치는 총 11만4687개다. 각 항공사의 보유 슬롯 개수를 퍼센트로 환산하면 대한항공(36.15%)이 가장 높고 아시아나항공(24.98%), 제주항공(13.15%), 티웨이항공(7.64%), 진에어(7.38%), 이스타항공(6.13%), 에어서울(3.74%), 에어부산(0.79%) 순이다.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천공항 슬롯 격차는 11.83%p에 달한다. 슬롯 개수로 계산하면 1만3575개 차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인수 시 격차는 5%p 이내(6537개)로 줄어든다. 이스타항공은 매출액 기준 LCC 중 5위에 불과하지만, 슬롯 및 항공기 등 유무형 재산은 진에어 및 티웨이항공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그간 애경그룹은 인천공항이 아닌 무안공항 등 지방에 집중했다. 제주항공 측은 “지방공항 활성화 전략”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업계선 “인천 슬롯 확보에 실패해 불가피하게 지방공항 전략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공항 이용객은 올 3분기에만 1782만명에 달한다. 국내 지방공항 7곳의 이용객은 총합 507만명에 불과하다. 항공사 입장에선 수요가 절대적으로 앞서는 인천공항 취항을 원하지만 인천 공항 슬롯이 포화 상태인 탓에 지방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애경그룹은 슬롯 외에 여객기도 추가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국토부 항공안전관리시스템(ATIS)에 따르면 19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여객기는 74대로 제주항공(45대)보다 29대 많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여객기 23대를 더하면 보유 여객기 차이는 6대로 줄어든다.

애경그룹 입장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중복 노선을 정리하면 추가적인 슬롯 확보도 가능하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양사의 인천발 중복 노선이 15개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객기도 충분하고 인천 슬롯도 확보가 됐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중국, 중거리 동남아 노선 등 새로운 전략을 새울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총 6개의 중국노선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엔 중국 핵심 노선으로 불리는 인천~상하이 노선도 포함됐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이번 인수 건에 대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 점유율을 확대하고, LCC 사업모델의 운영 효율을 극대화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며 “안전운항체계 확립과 고객만족도 개선이라는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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