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평 초기 거론됐지만 근거 찾기 어려워···고의 유포나 단순 착오 추정

약업계를 포함한 대한민국에서는 조국 사태 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최근 서울제약과 김진표 관련주 해프닝은 어떻게 발생한 일인지 원인이 무척 궁금했던 사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에 이전까지 확산됐던 김진표 의원의 총리 지명설은 가라앉았다. 일각에서는 김진표 내정설에 대통령 지지층이 반발하자 김 의원이 청와대에 총리 지명을 고사한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 유력 후보가 변경된 주요 원인으로 파악한다.  

김 의원이 차기 총리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당시 인터넷과 시중에는 김진표 관련주가 떠돌았다. 주로 김 의원 출신 학교인 경복고와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인물이 근무하는 기업들이 리스트에 올랐다. 하마평 초창기에는 서울제약도 김진표 관련주에 거론됐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겠지만 기자가 서울제약을 주목한 것은 사유가 있었다. 지난 2월에도 당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후보로 출마했던 김진태 의원 관련주에 서울제약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김진태 관련주에 서울제약이 거론된 것은 근거가 있긴 했다. 재경 춘천 성수고 동문회장을 역임한 김정호 전 서울제약 대표와 성수고를 졸업한 김 의원을 연결시킨 것이다.

반면 약업계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김진태 관련주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지난해 8월 서울제약 대표에서 물러난 김 사장은 같은 해 10월부터 일성신약 경영진 제안을 받고 회사를 옮기기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진표 의원과 서울제약 연관성에 대한 근거를 찾기 어려웠다. 황우성 서울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여의도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수학해 김 의원과 겹치는 학연이 없었다. 이에 서울제약에 문의를 해봐도 김진표 관련주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결국 서울제약을 잘 아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로부터 일부 세력이 고의로 김진표 관련주로 포장했거나, 또는 단순한 착오로 발생한 것 같다는 추정만 들을 수 있었다. 상장사인 서울제약 특성상 총리 유력후보와 연관이 있다고 하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전자와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김진태 의원과 김진표 의원 이름이 비슷해 단순 착오가 발생했다는 견해도 있다. 후자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혼동할 수 있는 이름이라고 본다. 실제 지난달 하순 모 주식투자카페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보면 본문에는 김진표라고 나와 있지만, 박스에는 '국무총리 김진태 관련주'라고 기재돼 있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쁜 서민 입장에서 충분히 김진표와 김진태를 혼동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다.

김진태 관련주의 근거가 됐던 김 사장이 회사를 떠난 후 서울제약은 유난히 악재와 호재가 겹치는 시간을 보냈다. 경영실적이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서울제약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18.3% 증가했다. 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점은 긍정적 신호로 볼 수 있다. 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도 진출한 서울제약이 대표이사 학력이나 정치인 관련주 없이 긍정적 실적을 이어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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