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19일 KB금융 20일 예정···조용병 회장, 연임 결정 후 첫 인사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업계 1위 굳건히 수성···3연임 이상 전례도 있어
양종희 KB손보 사장, 실적 악화 불구 그룹 내 긍정 평가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 왼쪽)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각 사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사진 왼쪽)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사진=각 사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연달아 연말 CEO인사를 앞두고 있다.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일부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임기가 1년 가량 남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각 그룹의 CEO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이다. 두 사장은 모두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맡아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다만 각각 3년과 4년의 긴 시간동안 CEO를 맡아왔기 때문에 교체 가능성 역시 일부 제기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CEO들의 거취를 결정한다. 자경위는 조 회장과 사외이사 4인 등 총 5명으로 이뤄져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3일 회장 연임을 사실상 확정 지은 후 “성과에 따라 (CEO 인사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 내 교체 대상 CEO는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유동욱 신한DS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등이다. 부행장급 임원인사도 함께 이뤄진다.

조용병 2기의 첫 인사인만큼 새판을 짜기 위한 일부 교체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이미 은행장과 금융투자 사장을 한번에 교체하며 대폭 변화를 취했던만큼 변화폭이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자리는 그룹내 3인자 위치에 해당하는 신한카드 사장이다. 임 사장은 지난 2016년 취임 후 지난해 한 차례 연임에 성공, 3년 동안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불황에도 불구하고 실적 선방에 성공하며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경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한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11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955억원) 대비 3.9% 늘어났다. 2827억원을 거둔 삼성카드에 1284억원 앞서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한 임 사장은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잇달아 협력 관계를 맺으며 미래 먹거리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이재우, 위성호 전 사장들이 3연임 이상 달성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임 사장의 3연임도 가능성이 열렸다.

다음날인 20일에는 KB금융이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추위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허인 KB국민은행장과 3명의 사외이사가 참여한다. 허 행장은 이미 지난 10월 연임이 확정된 바 있다.

조 회장과 달리 윤 회장은 임기를 1년 가량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기만료를 앞둔 CEO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 허정수 KB생명 사장, 신홍섭 KB저축은행 사장 등이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4년 가까이 KB손보를 이끈 양 사장의 연임 여부다. 양 사장은 지난 2016년 대표직에 오른 후 두 차례 연임에 성공, KB금융 내에서 윤 회장 다음으로 오랜 기간 CEO직을 수행하고 있다.

양 사장은 KB금융지주에서 전략기획부 부장과 전략기획담당 상무 등 요직을 거쳐 부사장까지 지냈다. 지난 2017년 국민은행장 선임 당시 주요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차기 회장의 후보군에 항상 속해있다.

연임의 가장 큰 불안요소는 업계 불황에 따른 실적 악화다. KB손보는 올해 3분기 동안 233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동기(2609억원)대비 10.35%나 감소한 수치다. 양 대표 취임 첫해인 2016년 3분기(2482억원)와 비교해도 5.76%나 줄어들었다.

다만 여전히 KB국민은행과 KB증권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점, 양 사장의 내실강화 경영을 그룹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점 등은 긍정적 요소다. 윤 회장과 함께 지주사에 있으면서 깊은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라는 점도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외에 이동철 KB국민카드 사장과 허정수 KB생보 사장 등도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이 점쳐지고 있다. KB생명의 3분기 누적 실적은 182억원으로 지난해(134억원) 대비 35.82%나 증가했으며 국민카드 역시 2455억원에서 2510억원으로 2.24% 늘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