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와 도입 품목도 논의 진행···올 매출 3000억원 달성은 긍정 전망 제기
업계 “근본적으로 자사 제품 매출 비중 높여야” 지적···현재 상품 비중 41.1%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연매출 700억원대 규모의 도입품목 판권을 상실한 동화약품은 내년 일반의약품 신제품 출시 등으로 매출을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추가 도입품목 판권을 논의 중이다. 올 매출은 3000억원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화약품이 지난 2017년 10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와 체결한 일반약 10개 브랜드품목 공동프로모션 및 판매권 계약이 오는 31일 종료된다. 당초 이 계약은 지난해 1월부터 오는 2020년 말까지 3년간으로 돼있었지만 GSK와 화이자헬스케어 합병으로 인한 신규법인 설립 등 계약 상대방 사정에 따라 1년 앞당겨 올해 말 종료하는 것이다. 

결국 GSK는 일동제약 등과 계약을 맺어 동화약품의 판권 연장은 실패했다. 해당 품목은 라미실과 오트리빈, 테라플루, 니코틴엘, 볼타렌, 잔탁, 드리클로, 폴리덴트, 브리드라이트, 센소다인 등이다. 이 품목들의 연간 매출액은 600억원대로 파악된다.

동화약품이 지난 2017년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와 체결한 항혈전제 ‘플라빅스’와 유착방지제 ‘세프라필름’에 대한 국내 판매제휴 계약도 오는 31일 종료된다. 이 계약도 연장되지 않았다. 2개 품목의 연간 매출 규모는 100억원대다. 결국 동화약품은 올 연말 총 12개 도입품목 계약이 종료되며 연간 700억원대 매출 판권을 잃게 된다.

현재 동화약품이 내년 매출 보전 대책으로 내놓은 것은 일반약이다. 다른 제약사에 비해 일반약 비중이 다소 높았던 동화약품이 재차 일반약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것이다. 신제품에는 비타민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회사가 꾸준히 준비했던 일반약 신제품을 내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며 “품목 숫자 등 구체적 내용은 내년에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화약품의 일반약 신제품 출시는 도입품목이 아닌 자사 제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돼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기존 매출 중 700억원대 품목을 잃게 되는 동화약품의 최대 약점은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제품’이 아닌, 타사가 제조한 물품을 파는 ‘상품’ 매출이 저조하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동화약품의 올해 3분기 누적 상품 매출은 919억3800만원이다. 전체 매출의 41.1%를 점유한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상품 매출은 1021억원이었다. 비중도 44.1%였다. 1년 사이 101억62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그나마 상품 매출의 핵심이었던 12개 품목 매출도 내년에는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동화약품은 타사가 제조한 상품이 아닌 제품 개발에 나서 우선 일반약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매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도입품목 판매도 동화약품이 신경을 쓰는 부분이다. 현재 타 제약사들과 도입품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동화약품이 단기적으로는 일반약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연구개발(R&D)에 주력할 예정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밀리칸주(국산 3호)와 자보란테(국산 23호)에 이은 3번째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영입된 박기환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후 영입한 임원급 인사는 2명이다. 이들은 모두 R&D(연구개발)에 관련된 인물이다. 실제 11월 영입된 의사 출신 이대희 동화약품 개발실 담당 전무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박 사장의 연대 동문이다. 그는 한독약품과 한국얀센, 한국BMS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등에서 개발 및 의학부를 담당한 바 있다.   

이어 이달 초순 영입한 이마세 중앙연구소장(전무)은 국내 제약사 경험이 풍부한 인물이다. 건일제약 연구개발(R&D) 본부장과 현대약품 중앙연구소 연구소장 및 부사장, JW중외제약 제제원료연구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이 같은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내놓는 동화약품은 올 매출이 3000억원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3분기 누적 동화약품 매출은 전년대비 3.2% 하락한 2238억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066억200만원 매출을 달성, 창사 후 처음으로 연매출 3000억원대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던 동화약품은 4분기 의미 있는 매출을 올려 올해도 3000억원 클럽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동화약품의 수익성 악화는 그 정도가 작지 않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하락률은 전년대비 각각 73%와 78.2%다. 동화약품은 수익성 악화 원인에 대해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와 R&D 비용 증가 등이 복합된 것으로 분석된다. R&D 비용과 관련, 동화약품은 수년간 1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41억여원, 156억여원을 투자했다. 올 3분기까지는 116억여원이다. 

앞서 언급됐던 제품과 상품 매출 비중은 영업이익률과 연관시켜 동화약품이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영업이익률 구성 요소는 많지만 매출에서 제품 비중도 중요한 항목이다. 3분기 누적 동화약품 영업이익률은 0.9% 수준이다. 동화보다 매출이 다소 적은 삼진제약 영업이익률이 22.2%라는 점을 보면, 제품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상품 매출 비중이 54.9%인 유한양행이나 41.1%인 동화약품에 비해 상품 매출이 적은 삼진제약, 1.2%인 하나제약, 2.2%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비교되는 형국이다. 결국 타사가 제조한 상품을 팔다가 일시에 700억원대 매출을 놓친 동화약품의 경우 자사 제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는 업계 조언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그동안 준비한 일반약을 시장에 내놓고 중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에 무게중심을 두는 동화약품 전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이라며 “박 사장의 진짜 실력은 내년 이후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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