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신세계 회장 2.6%·아모레퍼시픽 서경배 1.7% 올라

고급빌라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대 모습 / 사진=연합뉴스
고급빌라와 주택이 밀집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일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올해 50% 수준으로 급등한 바 있는 일부 재벌가 초고가 주택의 내년도 공시가격 상승률이 1∼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공시가격을 과도하게 올린 바 있어 내년도 공시가격을 산정하면서 수위 조절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오늘(18일)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2020년도 표준주택 공시가격 안을 공개했다. 이는 국토부가 최종 가격을 공시하기 전 소유자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공개한 가격이다. 이의접수 등을 통해 다소 조정될 수 있으나 내년도 표준단독주택의 가격공시와 관련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다.

가장 비싼 표준단독주택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연면적 2861.8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은 5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표준단독주택으로 기록됐다. 공시가는 올해 270억원에서 내년 277억1000만원으로 2.6% 오른다. 지난해 169억원에서 올해 270억원으로 59.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급격히 줄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소유한 이태원 주택(1184.62㎡) 공시가는 165억원에서 167억8000만원으로 1.7% 오른다. 해당 주택의 올해 공시가 상승률은 52.7%(108억원→165억원)에 달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한남동 자택(488.99㎡)은 141억원에서 145억1000만원으로 2.9%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주택도 올해 공시가격의 상승률은 48.2%였다. 올해 55.7% 오른 바 있는 개그맨 박명수의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312.56㎡)은 공시가격이 50억원에서 51억8400만원으로 3.7% 오른다.

국토부가 공개한 용산구의 내년도 표준단독주택 평균 상승률은 7.5%다. 올해 큰 폭으로 공시가격이 올랐던 초고가 주택의 내년도 상승률은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이명희 회장 자택 등 초고가 주택들의 내년 공시가격 상승률이 낮은 것은 이미 현실화율 55%를 달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토부는 내년도 공시가격 운용 방안을 제시하며 표준단독의 경우 시세 9억원 이상이면서 현실화율이 55%에 미치지 못한 주택은 현실화율(공시가격/시세)이 55%에 이르도록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 올해 표준단독 순위 2위였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자택(2617.37㎡)은 167억원에서 178억8000만원으로 7.1%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재벌가 자택보다는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내년도 전국 표준단독의 공시가격 상승률은 4.5%이며 서울의 변동률은 6.8%다. 서울에선 동작구가 10.6%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성동구(8.9%) 광진구(7.4%), 동대문구(7.1%), 서대문구(7.1%), 마포구(8.7%), 강서구(6.8%), 영등포구(7.9%), 동작 (10.6%), 관악 (7.1%), 송파(6.8%), 강동(7.2%) 등은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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