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교육부 심의···한전, 기존 대학 R&D 능력 한계 지적하며 설립 필요성 강조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한전공대가 20일 교육부의 법인설립 허가 심의를 앞두고 있다.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한전공대가 20일 교육부의 법인설립 허가 심의를 앞두고 있다. / 이미지=이다인 디자이너

한국전력공사의 에너지분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한전공대가 설립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법인설립 허가 심의를 앞두고 있다. 한국전력 측은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한전공대의 특성을 들며 설립 필요성을 강조,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있다. 기존 대학의 R&D 연구 능력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기 어렵기 때문에 한전공대를 통해 에너지를 비롯한 인공지능(AI), 초전도체 등 미래 산업을 주도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육부 대학설립심사위원회는 오는 20일 한전공대 법인설립 허가 여부를 심의할 예정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 9월 30일 한전공대 법인설립에 필요한 허가신청서와 관련서류를 교육부에 제출했다. 교육부는 제출된 서류를 바탕으로 허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심사위가 한전공대 법인설립을 의결하면 우여곡절을 겪었던 한전공대 설립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큰 문제가 제기되지 않는 한 허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가운데 한전 측은 인가 결정이 나면 캠퍼스 설계와 총장 초빙, 교직원 채용 등 개교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전공대는 에너지 분야에 특화된 고난이도 연구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연구중심형 대학으로 조성된다. 대학 자체는 전체 편제 완성시 1000명 정도로 소규모지만 인근 연구 클러스터 단지와 국가 대형 연구시설 단지까지 세 개가 함께 상생하는 게 최종적인 모습이다.

한전공대는 일반 도제식 교육이 아닌 융복합적인 교육을 하고 취업형 인재가 아닌 연구형·창업형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한전 측은 “프로젝트 베이스 러닝(PBL)이라고 하는 현장문제 해결형 수업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 대학에서 교수가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강의 같은 건 온라인으로 미리 배워오고 학교에선 현장 프로젝트 중심형으로 가르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일각에선 국내 대학이 과잉인 상황과 최근 한전의 경영실적 악화를 이유로 한전공대 설립을 반대하는 여론이 있었다.

이에 대해 한전공대 설립단 관계자는 “한전공대는 교육과 연구를 위한 투자다. 기업 경영에는 부침이 있는 데 한전이 지금 적자라고 해서 흑자 날 때까지 기다렸다 추진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기존 대학 중에도 뛰어난 대학이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육방식을 도입하는 데는 오래 걸리는 한계가 있다. 신설대학의 강점을 갖고 대변혁 바람을 일으키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R&D 성공률이 98%인데 사업화 비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전 세계적으로 이렇게 R&D 성공률이 높으면서 성과로 창출되는 비율이 이렇게 미진한 국가가 없다. 쉬운 과제 중심으로만 하고 다 나눠먹기 식으로 한다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현재 기존 대학에서 추진하는 R&D 과제 내용을 보면 고난도 연구수행을 위한 R&D라기 보다는 단순 과제 중심인데 과제는 단기성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대학에는 기존 대학 역할이 있고 한전공대는 에너지, AI, 기후변화 대응, 초전도체 이런 분야에 대해서 특화해서 수행해 나가려 한다”며 “지금 융복합시대라고 하지만 기존 대학은 학과와 교수가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대학 한 곳 통폐합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인데 이러한 연구과제를 특화해서 할 수 있는 건 한전공대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한전은 학교법인 한전공대 창립총회를 열고 초대 이사장(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사진을 선출했다. 현재는 총장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한때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이 후보로 거론됐지만 구체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단 관계자는 “총장의 역할이 크다. 총장을 통해 학교가 주도적으로 나가야 하고 총장을 보고 교수들이 오기도 한다”며 “석학급의 연구가적인 마인드와 행정 경험이 있는 분들이 흔하지는 않은데 이러한 역량을 두루 갖춘 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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