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소비자연맹, 차량 구매자와 함께 ‘AVK 딜러’ 연달아 고발 계획
피해 주장 소비자 직접 참석해 아우디 측 비판···“믿고 구매한 결과가 정신적 피해”
AVK “마케팅 등엔 관여하지만 판매 가격은 딜러사 권한”

연이은 신형 모델 출시로 판매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가 예상치 못한 위기에 맞닥뜨렸다. 소비자단체가 사기 판매죄를 이유로 고발 조치함과 동시에 불매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인데, 디젤게이트 이후 이미지 개선에 사활을 건 AVK 입장에선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18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VK 딜러에 대한 고발과 함께 불매운동 계획을 발표했다. 소비자연맹 측은 고발 사유를 아우디 ‘Q7 45 TFSI 콰트로’의 사기 판매죄라고 밝혔다.

Q7 사전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창원 기자
Q7 사전계약으로 인한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기자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Q7 이슈와 관련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고위층의 해결 시도는 있었지만 기자회견 철회 요구에 우리가 응하지 않자 더 이상의 연락을 하지 않았다”면서 “기자회견 이후 아우디 고진모터스와 폭스바겐 클라쎄오토의 전·현직 딜러 2명을 고발할 계획이다. 사과 등 반성하는 모습이 있을 때까지 매주 고발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아우디는 Q7 사전계약을 통해 최대 700만원가량 할인 판매했다. 아우디 딜러사들은 역대 최대 할인율이라며 이를 홍보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뒤 딜러사는 할인율을 2배가량 높였다. 사전계약 기간 이후 아우디 금융 서비스 등을 이용하면 6550만원에도 차량 구입이 가능했다. 사전계약을 통해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불만을 토로 했지만 아우디 측은 ‘딜러사 권한’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소비자연맹 측은 당시 아우디 딜러와 소비자 간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소비자연맹 측에 따르면 아우디 딜러들은 ‘3000대 한정 판매’라는 말과 함께 ‘사전계약 할인 폭이 전무후무한 수준’이라고 소비자들에게 문자 안내를 보냈다.

이정주 회장은 “3000대 한정 판매라고 했지만 4500여대가 판매됐다. 추가적인 물량 확보가 가능했던 것”이라면서 “사전계약 할인 폭이 전무후무한 수준이라고 밝혀놓고 실제 본 판매에선 추가적인 할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소비자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 7월 예약금을 걸고 Q7 차량을 사전계약한 구명수씨는 구체적인 본인의 경험을 밝혔다. 구씨는 “태안모터스 아우디 목동 지점에서 9월 내 출시하는 사전계약자에게만 바우처 지급 등 할인이 이뤄지고 향후엔 이 같은 프로모션이 없을 것이란 정보를 들었다. 본 프로모션이 3500대 한정 판매라고 하여 사전계약을 급히 진행했으나 아우디는 10월2일을 기점으로 600만원을 추가 할인했다”면서 “사전계약 구매자에게 금전적, 정신적 손해를 유발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공개한 문자 내역 중 일부. /사진=최창원 기자
소비자들이 공개한 문자 내역 중 일부. / 사진=최창원 기자

권용덕씨도 구매 지점은 다르지만 구씨와 같은 사례를 경험했다. 권씨는 “사전계약자가 많아서 서두르지 않으면 원하는 차량을 받지 못하고 연말까지 차를 인도받지 못한다고 소개 받았다”면서 “사전계약 진행자에게만 3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조건과 혜택이 금방 사라질 것이라는 딜러 설명을 믿고 구매했지만 현실은 이와 달랐다”라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딜러 고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AVK의 이미지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디젤게이트 이후 이미지 개선에 사활을 건 아우디 입장에선 이번 딜러 고발 건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우디는 지난 8월까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8월 직전까지의 누계 실적(1~8월)은 2767대로 전체 수입차 중 1.88%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67.6% 감소한 수치다. 8월부터 가솔린 모델로 주력 차종을 변경하고 A6와 A8 등 신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달엔 2665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체 수입차 모델 중 3위에 집계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 6일엔 A6의 디젤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폭스바겐 상황도 아우디와 비슷하다. 지난 9월 출시된 신형 티구안에 힘입어 최근에야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띄고 있다. 지난해 11월 수입차 실적 4위를 기록했던 폭스바겐은 한동안 실적 부진에 시름했다. 최근에야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2024대를 판매해 1년 만에 수입차 실적 4위 자리에 복귀했다.

AVK 측은 딜러사의 판매 가격 책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AVK 관계자는 “가격 정책은 딜러사들이 담당하고 있으며, 딜러마다 차이가 있다”면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마케팅 등엔 관여하지만 판매 가격에 간섭하지 않는다. 간섭 시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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