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파격적 조건 내걸고 희망퇴직 실시
“여러 보험사 희망퇴직 나서는 것 이례적···업황 악화 방증”

3분기 손해보험사·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3분기 손해보험사·생명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자료=금융감독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험사들이 실적 악화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인력감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연말을 맞이하면서 보험업계에 속속 희망퇴직 칼바람이 부는 모양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이번주 장기근로자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섰다.

퇴직금과 별도로 회사에 10년 이상 다닌 직원들에게는 기본급 39개월치를, 20년 이상 다닌 직원들에게는 최대 48개월치의 위로금을 지급한다. 이는 역대 최고 조건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롯데보험은 지난달 자동차보험 전화영업직 330명 중 40%에 대해 올 연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고한 바 있다. 롯데손보가 이렇게 대대적으로 희망퇴직 받기에 나서는 것은 2012년에 진행했던 희망퇴직 이후 7년 만이다.

롯데손보 측은 이번 명예퇴직 추진이 조직 효율화 저하에 따른 조치라는 입장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장기근속자가 정체되면서 조직 효율화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인원 감축에 나선 건 롯데손보만이 아니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4월 20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해 30여명이 퇴사한 바 있다. KB손해보험도 지난 7월 근속연수 2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첫 희망퇴직을 진행했으며 그달 말 70여명이 퇴사했다. DGB생명도 지난 10월 근속연수 16년 이상, 만 46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농협손해보험은 지난달 10년 이상 근속,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총 6명이 퇴사했으며, 농협생명 역시 같은달 희망퇴직을 진행해 14명의 직원이 최종 퇴사했다.

업계는 올해처럼 다수의 보험사가 대대적으로 연말에 희망퇴직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은행은 매년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보험사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며 “여러 보험사가 너도나도 희망퇴직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손해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19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감소했다. 생명보험사 역시 지난 3분기 당기순이익이 3조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주기적으로 희망퇴직 시즌이 돌아오지만 업황이 좋은 시기에는 통상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수익성 악화 및 손해율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우니 희망퇴직을 단행해 비용절감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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