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상장 실패·적자 행진···국내 공유오피스 시장 두고 전문가 의견 갈려
“소형 공유오피스 및 건물주 관심 높아져 성장 기대” vs “부동산 마스터 리스 사업 전망 어두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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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글로벌 유망주로 주목받던 공유오피스 기업 ‘위워크’가 상장(IPO) 계획 철회 이후 적자의 늪에 빠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전 세계적으로 공유오피스의 사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에 대한 시선도 갈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때 기업가치 470억 달러(약 55조원)를 기록했던 위워크는 올 9월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지적을 받았다. 위워크가 지난 2016년부터 올 3분기까지 기록한 순손실액은 48억3970만 달러(약 5조7600억원)다. 현금 손실이 엄청날뿐더러, 기업가치도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창업자인 애덤 노이만의 지배구조가 불합리하다는 증거도 제시됐다.

이에 위워크는 IPO 계획을 연기했고, 애덤 노이만 대표는 사퇴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구제를 위해 95억 달러(약 11조원)를 추가 투자했다. 위워크는 직원의 20%인 24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히며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최근 위워크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도 공유오피스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위워크인 공유오피스 유코뮨은 지난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를 신청했다. 차입 목표는 최대 26억 달러(약 3조원)다. 스타트업업계에서는 중국에서도 공유오피스 기업들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유코문 또한 IPO를 통해 현금 자산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인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들이 경영난에 휩싸이는 가운데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위워크코리아와 토종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 점유율이 가장 높다.

패스트파이브는 누적 투자액 750억원으로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투자를 유치 중이다. 2015년 서초 1호점으로 시작한 패스트파이브는 현재 22호점까지 늘어나 있다. 3년 내 서울을 중심으로 40호점까지 확대하는 것이 패스트파이브의 목표다. 패스트파이브는 공유오피스 외에도 공유주거서비스, 전용펀드 결성 등 외형 확장 계획을 밝힌 상태다.

그밖에도 국내에서는 강남, 역삼 테헤란로, 선릉 지역과 광화문‧종로‧명동, 여의도 지역에 소형 공유오피스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강남권에서 강북권까지 공유오피스도 확대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이 위워크 사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공유오피스 수익성이 좋아 한동안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형 공유오피스 창업 문의도 늘어났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플랫폼과 소형 아이템 사업이 늘어나면서 역세권 중심으로 공유오피스가 늘어났다. 임대사업자들도 공유오피스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적당한 크기의 역세권 건물을 갖고 있는 임대사업자들이 몰리면서 대형 공유오피스 외에도 소형 공유오피스가 많이 생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잘되고 있는 편이다.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변곡점 상태”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업계 전문가는 “위워크는 사업 확장에만 집중해 시장성이 없는 국가에도 뛰어들어 관리를 제대로 못 했던 것이 패인이 됐다. 위워크 사태로 인해 공유오피스 투자심리가 조금은 위축될 수 있겠지만 국내 시장은 다르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스타트업 시장도 이제 활성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공실률을 줄이기 위한 공유오피스 사업도 함께 크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동산 마스터 리스(Master lease, 장기적으로 건물을 통째로 빌린 후 이를 재임대해 수익을 얻는 사업 방식) 형식인 공유오피스는 장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종영 라이즈 이사 겸 부동산학 박사는 “공유오피스는 스타트업이 번성할 때 사업성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부동산 마스터 리스 사업”이라며 “마스터 리스는 건물을 운용하며 임대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입주사 임대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는 이어 “위워크코리아도 사실상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기대했지만 마스터 리스 사업에서 그쳤다. (스타트업들도) 보증금과 임대료 부담이 큰 공유오피스를 굳이 선택하지 않고 저렴한 수도권 사무실을 찾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임차사들이 없을 경우 임대료를 부담하는 쪽은 공유오피스 기업이다. 수익성이 불안정한 사업이기 때문에 공유오피스들끼리 장기적으로는 출혈 경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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