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파일러·소상공인 등 금융소외계층에 최적화된 서비스 제공
일각에선 토스 적자로 인한 재무건전성 우려도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 끝에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재도전 끝에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을 위한 예비 인가를 받았다./사진=연합뉴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주도하는 가칭 ‘토스뱅크 컨소시엄(토스뱅크)’이 16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혁신성에서 호평을 받아온 토스뱅크가 은행업에 뛰어듦에 따라 기존 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혁신 경쟁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임시 정례회의를 열고 토스뱅크에 대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는 지난 12~15일 예비인가를 신청한 토스뱅크와 소소스마트뱅크 두 곳에 대해 심사 평가를 진행했다. 토스뱅크와 함께 예비인가 후보에 올랐던 소소스마트뱅크는 자본금 조달계획과 사업계획 등이 미비해 심사에서 탈락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가 최대주주의 혁신역량과 금융혁신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포용력 등 모든 면에서 준비가 충실하다고 평가했다.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토스가 사회초년생 등 신용이력이 부족한 이들을 위한 금융접근성을 제고하는 쪽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다는 계획”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에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적격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는 심사 과정을 통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금융소외계층에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돼 온 중신용 개인 고객 및 소상공인(SOHO) 고객에게 집중하는 ‘챌린저뱅크’를 지향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뱅크가 추구하는 챌린저뱅크는 단기적인 수익성보다 금융시장 혁신에 중점을 두고 기존은행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영역을 전문화하는 일종의 ‘특화은행’을 말한다. 영국의 ‘아톰뱅크’와 같은 소규모 특화은행이 대표적 사례로, 토스는 챌린저뱅크를 통해 소상공인 및 씬파일러(Thin Filer·금융이력부족자) 등과 같은 금융소외계층을 위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이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기존에 불가능했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이 되고자 한다”며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와 성원에 혁신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토스의 강력한 우위는 간편 송금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쌓아온 혁신성이다. 토스는 송금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2019년 12월 현재 누적 사용자 1600만명, 누적 송금액 69조원을 돌파하며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간편송금에 그치지 않고 카드, 신용, 보험 등 각종 조회 서비스뿐만 아니라 적금, 대출 등 금융 상품 전반으로 영역을 넓혀가면서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토스뱅크는 챌린저뱅크답게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중금리대출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토스 운영으로 쌓아온 빅데이터를 토대로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은행은 물론 앞서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카카오뱅크와도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토스 관계자는 “시장에는 이미 많은 금융기관과 인터넷은행이 존재한다. 사실상 기존 금융권 및 인터넷은행과 차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토스라는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나 풍부한 데이터가 강점인 만큼 이를 통해 금융소외계층에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 챌린저뱅크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숙제는 남아있다. 토스뱅크 대주주인 토스가 지속해서 적자를 내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잠재워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토스는 송금 등 서비스 이용료를 직접 부담하는 사업 모델인 데다 최근 현금성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적자를 내고 있다.

토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548억원으로 지난해(206억원)보다 두배 넘게 뛰었지만 당기순손실도 391억원에서 445억원으로 증가했다. 토스뱅크의 최초 자본금은 2500억원(무의결권부 우선주 625억원 포함)이며 최대주주는 토스(의결권 기준 34%)다.

이에 대해 윤 국장은 “안정적인 기관투자자 등이 지분 64%를 가져가기 때문에 토스뱅크의 재무건전성이 토스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며 “토스가 광고, 보험추천 서비스 등 새로운 수수료 모델을 확대하고 있고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계좌이체 비용 자체가 거의 10분의 1로 인하되기 때문에 수익성 자체가 굉장히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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