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대비 0.50%↑, 서울 평균 상승률의 2배
용산, 집주인들 매물 거둬들이며 ‘품귀현상’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광역시의 주요 지역의 아파트 시장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영등포구는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분양가상한제 이후 구축의 매물 품귀 현상과 신축의 아파트 강세가 맞물리면서 주요 지역의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3일 KB주택시장동향 자료(12월 9일 기준)에 따르면 영등포구는 전주 대비 0.50%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전체 상승률인 0.24% 대비 2배 높은 것이다. 영등포에 이어 강남구(0.42%), 송파구(0.41%), 용산·서대문구(0.41%) 등이 다른 구에 비해 상승폭이 높았다.

영등포구는 미성, 시범, 삼부 등 여의도동 재건축 단지들은 매물이 워낙 귀해 한 두건 거래될 때마다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황재현 KB국민은행부동산플랫폼부 부동산정보팀 팀장은 “도림동 및 대림동 일대 단지들도 신안산선 착공 소식으로 매도호가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신길뉴타운 가격 또한 상당부분 오르면서 주변 단지들 매매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용산구에선 매물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황 팀장은 “용산구는 중대형평형 위주로 투자 수요·실거주 수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매물이 부족해 매물이 좀 높게 나와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고, 서울의 핵심 재개발 지역이라 수요자 관심도 높은 지역이다”고 설명했다.

/ 자료=KB부동산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66.7을 기록해 전주(64.4) 대비 소폭 상승했다. 서울은 128.6으로 전주(125.2)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 10월 초에 기준점인 100을 상회한 이후 점진적으로 매수문의가 증가하는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매수문의는 점차 증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며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비롯한 정부의 추가 규제가 매수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시내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면 서울 아파트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미리 선점하려는 수요가 매입에 나서면서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는 내년에는 입주 물량 감소 영향으로 서울 집값이 더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시장도 강세다. 서울(0.08%)은 전주 대비 상승폭이 증가하며 22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양천구(0.31%), 용산구(0.28%), 강남구(0.26%), 구로구(0.16%) 등이 상대적으로 상승했고, 중구·종로·노원·금천·도봉구는 보합(0.00%)을 보이고 나머지 전 지역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 자료=KB부동산

양천구는 겨울 학기 이주를 위한 수요도 증가하는 시기로 수요 움직임은 늘었으나 공급은 부족한 편이다. 학군 선호 지역인 목동 일대 단지들과 여의도 등 업무지구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 단지들이 매물 품귀 현상 보이면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강남구는 특목고 자사고 폐지로 명문 학군 찾는 수요, 겨울방학 이사철 수요 등으로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반면에 소유주 2년 거주 시 양도세 혜택으로 소유주들이 입주하는 경우가 늘었고, 전세보다는 월세 희망하는 임대인들이 많아 출회되는 전세 물량은 줄어들고 있다.

경기에서는 경기는 수원과 성남·광명·과천 등지에서 높은 상승을 보이며 전주대비 0.12% 상승했다. 수원 영통구(0.74%), 성남 중원구(0.68%), 수원 팔달구(0.67%), 성남 수정구(0.42%) 등이 상승을 주도했고, 평택(-0.03%), 안산 상록구(-0.02%), 동두천(-0.01%)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원 영통구는 2020년 경기도청 신청사와 한국은행 경기본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의 공공기관이 이전을 앞두고 있고, 광교신도시 부근에 광교테크노밸리와 광교비즈니스센터, 수원컨벤션센터 등을 배후 수요로 두고 있어 중소형 평형대의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성남 중원구는 도시재생사업이 중점 추진될 후보지로 선정된 금광동, 상대원동, 하대원 등지에 투자 및 실수요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또 분양가상한제 풍선 효과로 신축 가격 상승 부담에 매수자가 구축 단지로 이동하면서 저가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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