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 등 외신 “양국 무역합의···15일 추가 관세 부과도 보류”
美中, 관련 공식 입장 내놓지 않아···일각에선 ‘일시적 휴전’ 가능성 제기

/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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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이틀 앞둔 1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극적으로 1단계 무역협상을 타결했다”고 보도하면서 오는 15일 예고된 중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계획도 자연스레 연기됐다. 다만 1단계 협상 타결에 대한 공식 서명과 양국 입장문이 현재 없어 최종 협상 완료까지는 긴장감이 지속될 전망이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측은 ▲미국 농산품 대량 구매를 통해 무역적자폭 감소 ▲지적재산권 보호 및 강제기술 이전에 대한 규제 강화 ▲환율 조작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중국 정부에 요구했다. 또 중국에 연 400억~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중 무역전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내년에 500억 달러(한화 약 58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2013년 290억 달러(한화 약 34조원) 보다도 훨씬 많은 규모다.

이 소식통은 또 “대신 미국은 이달 15일로 예정된 아이폰과 장난감 등을 포함한 1600억 달러(한화 약 187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5%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이미 시행 중인 고율 관세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산에 매겨진 미국의 기존 고율 관세도 최대 절반 가까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만약 관세율이 인하된다면 소비재가 포함되지 않은 25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25% 관세율은 12.5%, 소비재가 부분적으로 포함된 1100억 달러 규모에 대한 15% 관세율은 7.5%로 인하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1100억 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들에는 1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양국 정부는 1단계 합의했다는 보도에도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양국이 1단계 합의에는 도달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공식 입장을 아끼고 있다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중국 측의 기술 이전 강요 금지나 기업 보조금 지급 등의 문제는 쉽게 타협점을 찾기 힘든 쟁점으로, 2단계 합의까지 협상은 매우 힘겹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즈는 남아 있는 문제들은 내년 11월 대선 이후에 추가 협상을 통해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즉 1단계 합의 이후 미국과 중국은 우선 일시적은 휴전 기간을 갖고, 본격적인 협상은 대선 이후에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편,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합의문에 서명하는 이벤트는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13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이톈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양국 대표로 1단계 합의에 서명하거나,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에서 서명식을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현지 시간 13일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합의 문구가 아직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중국도 세부사항에 모두 동의하는지 불명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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