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려한 외관엔 합격점, 가속 성능은 다소 아쉽지만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엔 충분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도 반자율 주행 기능 활용 가능
카카오 협업으로 음성 인식 활용도도 높아져···판매 가격 2351만~3335만원

3세대 K5의 전면부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3세대 K5의 전면부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기아자동차를 이끌 대표 중형세단 K5가 3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외관은 당연 합격점이다. 그간 겉만 화려하고 성능은 한참 떨어지는 차량들이 있었기에 시승 전까진 의구심이 다소 있었다. 탑승 후 내린 결론은 ‘패밀리카’로 활용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12일 기아차는 신형 K5 출시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시승 코스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헤이리 마을까지 주행하는 왕복 165km 거리로 왕복 2시간20분 정도가 소요됐다. 기자는 헤이리마을에서 워커힐 호텔로 돌아오는 82km를 직접 운전했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1.6 터보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로 최고 180마력에 최대토크 27kgf·m의 성능을 지녔다. 1.6 터보 모델에만 적용 가능한 19인치 휠도 눈에 띄었다. 자연스레 가속 성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차량에 탑승해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렸다. 예상보단 치고 나가거나 속도가 붙는다는 느낌이 적어 어느새 발에 힘을 주고 있었다. 주행 모드의 문제로 판단하고 컴포트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환했다. 신형 K5는 5가지 주행 모드(노멀, 스포츠, 에코, 스마트, 커스텀)를 제공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K5는 이전 모드보다 시원하게 달렸다. 150km 이상의 초고속 운전을 할 게 아니라면 이정도면 가속감도 충분하다. 다소 가볍게 느껴졌던 스티어링 휠도 묵직하게 변환됐다. 만일 터보라는 이름을 보고 ‘아반떼 스포츠’, ‘쏘울 부스터’ 정도의 가속 성능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을 느낄 수 있다. 단순 비교로도 해당 모델들은 신형 K5보다 높은 출력(204마력, 27kgf·m)을 지니고 있다. 정숙성은 상당했다. 노면 소음을 비롯해 풍절음 등 유입되는 소음이 가속 시에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신형 K5의 측면 모습. /사진=최창원 기자
신형 K5의 측면 모습. / 사진=최창원 기자

자동차 전용 도로에선 반자율 주행성능을 시험했다. 신형 K5는 고속도로뿐 아니라 자동차 전용 도로에서도 고속도로주행보조시스템(HDA)이 적용된다. 현대차의 더 뉴 그랜저에 탑재된 기능이다. 앞 차량과의 차간 유지도 적당했고, 곡선 구간에서도 차선을 유지했다. 15초 정도 지나자 스티어링 휠을 잡으라는 알림이 울렸다. 잡지 않고 10초 정도 지나면 해당 기능이 해제됐다.

도심 구간에 진입해선 각종 편의 기능을 시험했다. 기아차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협업해 신형 K5에 카카오i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전 차량에서도 음성인식 기능은 있었지만, 크게 활용할 부분은 없었다.

신형 K5는 ‘운전석 창문 열어줘’, ‘에어컨 약하게 틀어줘’, ‘모든 창문 열어줘’ 등 구체적인 지시가 가능하다. 운전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은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각종 버튼을 조작하는 게 힘들 수 있다. 신형 K5의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하면 각종 버튼을 찾아 누르지 않아도 이를 해결할 수 있다.

이외에도 바닥에 놓는 방식이 아닌 거치형태의 무선충전기, 전자식 변속 다이얼, 12.3인치의 디스플레이 등 운전자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신형 K5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사진=최창원 기자
신형 K5엔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센터페시아가 운전석을 향했다는 점도 주요 특징이다. / 사진=최창원 기자

워커힐 호텔에 도착한 후 다시 한 번 외관을 살폈다. 중형세단임에도 날렵해진 외관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유려하다는 인상을 받게 했다. 신형 K5의 전장은 기존 차량보다 50㎜ 늘어난 4905㎜, 전폭은 전작 대비 25㎜ 커진 1860㎜다. 커진 차체를 통해 공간성을 확보한 동시에 전고(1445㎜)는 기존 모델보다 20㎜ 낮춰 날렵하고 한층 더 안정적인 외관을 구현했다.

신형 K5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0 모델이 ▲트렌디 2351만원 ▲프레스티지 2592만원 ▲노블레스 2783만원 ▲시그니처 3063만원 수준이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트렌디 2340만원 ▲프레스티지 2709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141만원으로 구성됐고 LPi 일반 모델은 ▲프레스티지 2636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058만원 하이브리드 2.0 모델은 ▲트렌디 2849만원 ▲프레스티지 2937만원 ▲노블레스 3129만원 ▲시그니처 3335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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