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리뉴얼로 승부수···외부인사 출신 대표이사 선임 '초강수'
홈플러스, 신선식품에 사활···'마트직송'으로 가장 빠른 배송 목표
롯데마트, PB상품 대폭 축소···'온리프라이스'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이커머스 성장기 동안 대형마트 실적부진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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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다인

올해 대형마트업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업계 1위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가 하면 온라인의 공세에 한 없이 밀려 주요 매장이 폐점을 맞는 쓴맛을 봐야 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매장 리뉴얼 등으로 모객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은 내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의 거침없는 성장세의 직격탄은 오프라인 중에서도 특히 대형마트가 맞았다. 백화점은 명품으로 편의점은 간편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4인 가족 장보기 소비문화로 설계된 대형마트는 탈출구를 찾기 쉽지 않았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통계에 따르면 백화점은 1~2%, 편의점은 4~5% 성장세를 유지할 동안 대형마트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입지형 전략으로 동네를 공략하는 대형마트는 ‘전국구’인 온라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1~2인 가구가 편의점과 온라인으로 등을 돌리는 동안 대형마트는 폐점 수순을 밟았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 10월 서부산점이 문을 닫았고, 오는 18일 광주점이 18년 만에 폐점된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해 6월 전주 덕진점이, 8월에는 롯데마트 수지몰점이 문을 열면서 인근에 있던 수지점의 문을 닫았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와 신선식품까지 온라인에서 배송하면서 더이상 대형마트를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과거와 같은 모객을 하려면 대형마트만의 특장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아마존의 공세를 버틴 월마트의 성공기를 주목하고 있다. 바로 최근 트렌드에 맞는 매장 리뉴얼이다. 신혼부부들의 주거지역인 창동점과 명일점에는 일렉트로마트가 입점시켜 반응을 지켜본 결과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오프라인 점포의 부활을 위해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외부인사 출신인 강희석 베인앤컴퍼니 유통 부문 파트너를 대표이사로 앉히고 11명의 임원을 물갈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홈플러스는 신선식품에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의 공세에서 비교적 안전지대로 평가받는 신선식품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홈플러스가 벌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올라인'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몰의 '쇼룸'으로 탈바꿈시키고 '마트직송'으로 가장 빠르고 신선하게 신선식품을 고객에게 배송한다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 인프라를 온라인 물류기지로 활용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경쟁에서 오프라인이 경쟁우위를 보이는 것은 신선식품이 유일하다”면서 “신선식품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다양한 상품군으로 분산돼 있는 PB(자체브랜드)상품을 대폭 축소한다. 기존 38개의 PB 브랜드를 10개로 압축해 롯데마트만의 PB 브랜드 각인시켜 나간다. 특히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균일가 PB브랜드인 ‘온리 프라이스’를 중심으로 승부를 건다.

대형마트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이커머스와 대결에서 쉽지 않은 내년이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이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이 계속되고 있고 신선식품 배송에서도 안정화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의 성장기 동안 대형마트의 실적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 “어떤 유인책을 사용해서든 고객이 반드시 매장을 찾도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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