쥴팟 크리스프, 시드 토박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미량 검출···미국 CDC가 폐손상 의심물질로 지목한 성분
정부, 내년 상반기 중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 발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유력한 폐손상 의심물질로 지목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국내서 판매되는 쥴과 릴 베이퍼 일부 제품에서 검출됐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이전에 발표했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인체 유해성 연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12일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관계부처 합동 액상형 전자담배 대응반은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 내 유해 의심성분 분석결과 발표에서 “THC(대마유래성분·TetraHydroCannabinol)는 모든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으나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검출돼 폐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총 13개 제품에서 0.1∼8.4ppm(mg/kg)의 범위로 검출됐다. 이 중 쥴랩스가 판매하는 쥴팟 크리스프에서 0.8 ppm이, KT&G가 판매하는 시드 토박에서는 0.1ppm(0.11 이상 0.15 미만)이 검출됐다. 

다만 이 검출량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검사 결과와 비교할 때 매우 적은 양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미국 FDA의 예비 검사 결과에서는 THC 검출제품 중 49%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를 희석제로 사용했고, 해당 물질 검출농도는 23∼88%(23만∼88만ppm)수준으로 국내 쥴팟과 시드에서 검출된 양에 비해 수십만 배나 높은 수치이다. 

문제는 그간 쥴랩스와 KT&G 모두 자사 제품에 THC와 비타민E 아세테이트 성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는 데 있다. 

이에 대해 릴 베이퍼를 생산하는 KT&G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자사 일부 제품에서 비타민E아세테이트 성분이 아주 극미량이 검출된 바, 당사는 이 성분을 원료로 사용한 사실이 없으며 자체 검사에서도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대해 사실 여부를 다시 한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쥴랩스 코리아도 "쥴랩스는 자사의 어떠한 제품에도 비타민E아세테이트 성분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금일 발표된 검사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식약처에서 시행한 전체 검사 방법과 분석 결과에 대하여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폐손상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명확한 연구 결과는 없다. 미국 CDC는 폐손상자의 생체시료 표본 29종 모두에서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된 후 이를 유력한 폐손상 의심물질로 보고 있으나, 현재 원인 규명 중으로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니다. 다만 CDC는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규명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특히 THC 함유 제품의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기존의 권고 내용을 유지하면서, 액상형 전자담배에 비타민E 아세테이트를 첨가하지 말 것(Should not be added to)”을 권고문에 추가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 및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등의 폐손상 유발 여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연구 결과를 2020년 상반기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폐손상 원인물질이 확정되지 않은 점, 추가 인체유해성 연구가 진행 중인 점, 미국의 조치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현재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 조치를 인체 유해성 연구가 발표(2020년 상반기) 되기 전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쥴 디바이스가 1만원에 할인판매되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쥴 디바이스가 1만원에 할인판매되고 있다. / 사진=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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