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145개 기업 육성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파크랩 14기 기업 IR···비투링크·페오펫·티킷 ·라블라코 등 국내외 스타트업 참석
미국 VC 전문가들 “창업자는 글로벌 투자자와 대기업 도움받아야···시장 파악도 중요”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12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서 발표 중이다. / 사진=차여경 기자
김호민 스파크랩 공동대표가 12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서 발표 중이다. / 사진=차여경 기자

“데모데이는 서바이벌이 아니고 창업 대회도 아니다. 스파크랩 데모데이 규모가 많이 커졌지만, 데모데이는 무조건 크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스타트업과 생태계를 더 좋게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도움을 찾는 것이 데모데이의 목표다.”

김호민 스파크랩 대표는 12일 서울 강남 코엑스 오디토리움서 열린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스파크랩은 글로벌 스타트업과 다국적 기업들과 같이 일하고 있다. 우리 구성원들은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도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파크랩은 2012년 만들어진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한국, 중국, 대만, 홍콩, 호주 등을 기반으로 한 매년 2개 기수를 운영하며 총 145개 팀에 투자했다. 최근 스파크랩은 미국 사이버 보안 블록체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를 출범하기도 했다. 이번 데모데이는 14기 육성 기업들이 발표하는 자리다.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왼쪽)와  최현일 페오펫 대표. / 사진=차여경 기자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왼쪽)와 최현일 페오펫 대표. / 사진=차여경 기자

◇ ‘개 민증’부터 ‘자율주행 센서’까지…사소한 문제에서 시작한 혁신 스타트업들

이날 14기 데모데이에는 8개 기업이 소개됐다. 금융소외 청년층을 위한 대안신용평가를 제시하는 ‘크레파스솔루션’, 특허 분야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브루넬’, 케이팝 굿즈 디지털 공유 기업 ‘픽잇’, 티켓 판매 플랫폼 ‘티킷’, 재활용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라블라코’ 등이 데모데이에 나섰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반려동물을 등록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등록 과정은 번거롭고 힘들다. 등록이 가능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하고, 서류를 구비해야 하며 강아지 목에 칩을 심어야 한다. 등록증도 4주를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며 “페오펫은 모바일을 통해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를 만들었다. 동물병원에 갈 필요 없이 이름, 견종, 생일, 병력 등을 입력하면 된다. 종이 동물등록증이 아닌 SNS에서 유명한 ‘개 민증’을 발급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개 민증을 발급한 반려동물은 누적 5000마리다. 우리는 고품질의 반겨동물 생애주기 데이터를 갖고 있어 토스나 LG유플러스와 협업하고 페오펫몰이라는 플랫폼을 만들기도 했다. 펫 단일 목걸이도 월 1억원 매출을 기록 중”이라며 “2021년 매출 500억원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대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도 데모데이에 참석했다. 비트센싱은 자율주행차 및 스마트 시티 안전을 위한 자율주행 센서 에어(AIR)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현재 판교와 세종시에 시범 적용 중이다.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는 “자율주행차 많이들 말한다. 여러분이라면 자율주행차를 믿고 탈 수 있다. 비가 오면 무인 자율주행차 센서는 위험을 잘 감지하지 못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2억원 가량 되는 라이더나 센서를 설치해야 한다”며 “저라면 운전을 직접하고 그 돈으로 벤틀리를 살 것”이라며 웃었다.

이 대표는 “비트센싱 AIR는 레이더를 4개까지 확대해서 공간을 감지한다. 해상도를 높이고 물체 구분이 가능하도록 한다. 카메라 이미지를 합쳐 물체 인식 성능을 극대화시켜 완전 자율주행차를 실행할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하다”며 “글로벌 자율주행 회사와 핵심 기업들과 이미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지금은 교통 환경 개선을 위해 도시에 설치했으며 내년 베트남 3개 도시에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벤처캐피털 ‘에스유벤처스 창업자 모니크 기기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 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커티스가 12일 서울 삼성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패널 토론 중이다. / 사진=차여경 기자
미국 벤처캐피털 ‘에스유벤처스 창업자 모니크 기기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 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커티스가 12일 서울 삼성 스파크랩 데모데이에서 패널 토론 중이다. / 사진=차여경 기자

◇ “스타트업, 시장 성숙도 파악하고 시너지 낼 수 있는 전문가로 이뤄져야”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산업’ 세션에는 미국 벤처캐피털 ‘에스유벤처스 창업자 모니크 기기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아드 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마크 커티스가 나왔다. 이들은 혁신을 위해 창업가들이 시장을 미리 읽고 유망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니크 기기 에스유벤처스 대표는 “혁신은 세상이 없는 것을 파악하고 시장의 가치를 보는 것”이라며 “좋은 스타트업들은 개발이나 금융 등 새로운 사업 모델과 역량을 가지고 여러 네트워크를 두드리며 효율적으로 투자자나 대기업을 설득한다”고 말했다.

기기 대표는 “창업자들은 체계적으로 (창업) 시스템에 접근해야 한다. 혁신이 실제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 인큐베이터 지원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는 투자할 기업을 찾고, 정부는 생태계 일부가 돼 법안을 만든다. 모두 혁신을 이뤄내는 시스템이다. 창업가들이 조직에서 자신들이 어떤 일부가 되는지,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스유벤처스는 초기 스타트업에 시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이다. 기기 대표는 “초기 스타트업은 세 가지가 중요하다. 먼저 시장에 언제 진입하느냐다.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사업을 한다면 많은 돈이 투입되고 나중에 출시하면 이미 경쟁 사업이 나온다. 시장 성숙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전문가 팀으로 구성이 됐는가. 시장 크기와 전망을 예측하고 자신의 역량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 커티스 아드 녹 대표는 “지금 석유 회사들은 많은 공격을 받고 있다. 에너지 외에 기후변화와 관련한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석유회사들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과 포용의 측면을 볼 수밖에 없다”며 “많은 대기업은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특정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업이다. 스타트업들은 스파크랩 같은 다른 생태계의 도움을 받고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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