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에 출연 중인 에스팀 그룹의 김소연 대표. 7년째 살고 있던 집을 리모델링한, 따사로운 그녀의 공간을 담았다.

1 반려견 디디, 보노와 가족사진을 촬영한다니 왠지 마음이 찡하다는 김소연 대표.아파트 1층이지만 반 층 정도 높이가 있어 울창한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다. 마루는 지복득마루의 오크 그레이 브러쉬우드.

 

 

 

작고 소중한 가족들과, 자연스럽게

2 고가구 반닫이를 거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생각이 없어, 내가 봤을 때 얘네들은.” 그녀의 일침이 ‘을’들의 마음을 쿡쿡 찌른다. 하지만 무엇이든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는 진정성과 노력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장윤주, 한혜진 등국내 톱 모델들이 속한 에스팀 그룹의 김소연 대표. 그녀는〈사 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하며 철저하고 솔직한 본인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평소 집 꾸미기에 관심을 둘 새도 없이 바쁘게 살아온 그녀가 최근 7년간 살던 집을 고쳤다. “열두 살 된반려견 보노와 디디를 위해서 바닥재를 바꾸려던 게 시작이었 어요. 바닥 공사 때문에 짐을 다 빼는 김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에게 집 전체를 의뢰하게 됐어요.” 체크인플리즈스튜디오의 김혜영 디자이너는 집주인의 성향을 이렇게 판단했다고. “솔직한 분이에요. 가구와 소품도 소재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티크 원목, 오래된 고재, 나무의 결이 살아 있는 빈티지가 많았어요. 오래된 가구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만큼, 자연과 가까우면 서도 품격 있는 공간을 계획했어요.”

 

 

 

 

좋은 밑바탕이 되어주는 집

1 직 부등은 최소한만, 벽면의 간접조명으로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소파 위에서 독서를 즐기는 집주인을 위해 밝기 조절이 가능한 레일 조명을 추가했다.
2 바닥에 시공한 마루를 안방 침대 뒷벽에도 적용 했다. 가구는 모두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 들이다.

 

3 방마다 패턴 유리가 들어간 문을 제작해 채광이 보장된다. 안방 문에는 반려견의 출입구를 따로 만들었다.

TV를 보면서 식사하기 좋은 리프트 테이블, 큰 키에 맞춘 폭 깊은 가죽 소파, 졸업 앨범과 손 편지를 차곡차곡 모아놓은 책꽂이 등, 김소연 대표가 사용하는 가구들은 다분히 실용적이다.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들도 사연이 있다. 소파 뒷벽과 안방 입구 쪽 거울 장식은 행사 후에 버려질 뻔한 소품들이었는데 집으로 들이고 제법 오래 사용 중이다. 아티스트인 애인이 챙겨다준 전시회 포스터를 액자로 연출하는 등, 멋 부리지 않고 자신의 감성을 따르는 김소연 대표의 합리적인 모습에 감명한 디자이너는 연출가이자 기업 가인 그녀가 휴식 속에서 영감을 채울 수 있는 집을 구상했다. 광폭 마루, 질감이 느껴지는 벽면, 노출형으로 마감한 천장까지, 독특한 요소들이 연결돼 이국적인 바탕을 완성 한다. 특히 햇살이 거실 깊숙이 들어올 때면 푸른빛이 감도는 벽이 인상적이다. “내추럴한 콘셉트와 기존 가구들에 어울리도록 회벽 같은 느낌을 내는 마감재인 스터코를 적용했어요. 거실 바닥에서부터 벽면에 리넨 커튼이 펄럭이는 모습은 꼭 사막의 어딘가에 서 있을 법한 리조트 같은 느낌도 들죠.” 울창하게 그늘을 만들어주는 화단의 나무들도 김소연 대표의 휴식을 뒷받침한다.

 

 

평면도

 

 


 

일상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인테리어의 힘

1 오픈형 수납장, 바지걸이, 행어를 들여 실용적으로 구성한 드레스 룸. 추억이 있는 가방과 옷, 손잡이를 리폼해 사용 중인 서랍장이 감상 포인트. 2 현관 신발장과 가벽을 철거해 팬트리처럼 넓은 신발장이 마련됐다.

 

 

김소연 대표는 정리 정돈에 일가견이 있고 시간이 담긴 물건들을 소중히 여긴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오래된 그릇들과 옷들로 빼곡한 수납장이 그 증거다. 집 안 전체를 놓고 보면 신발, 그릇, 옷이 차지하는 공간이 꽤 넓다. 하지만 가짓수가 많아도 관리가 잘돼 1995년 영국에서산 자라의 재킷도 여전히 잘 입는다고. 그녀의 삶은 최근 인테리어를 통해 한 번 더 정돈됐다.

특히 주방은 가장 극적인 변화를 맞은 곳. 냉장고를 벽 뒤로 숨기고, 창문을 가리던 상부장을 제거해 채광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1층이고 북향이라 어두웠던 주방을 감성적인 공간으로 바꿔냈다. 그 덕분에 김소연 대표는 주방 에서 무언가를 먹어야만 한다는 전투적인 태세를 거두고 창밖을 보며 차 한잔 마시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김소연 대표에게 집이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오로지 내 것만 있는 곳.

그래서 편한 곳이죠. 냉장고든 그릇이든 의자든, 물건을 워낙 아끼고 챙기는 스타일이라 항상 제자리에 두고 본모습을 지켜주려고 해요. 강아지들 보기도 편해졌고, 집이 더 좋아졌으니 이제 오래도록 아껴 쓸 생각이에요.”

 

3 타일을 벽돌벽 처럼 시공하고 싱크대는 필름으로 리폼했다. 창문은 불투명한 패턴 유리의 들창으로 바꾸고 하단을 패브릭 커튼으로 막아 시선을 차단한다.
4 주말마다 모델, 아티스트, 직원들을 손님으로 맞는다는 그녀는 주방에 7인용 식탁을 두고 있다. 펜던트 조명은 코램프, 가구는 대부분 쎄덱 제품.

 

5 책장을 주방으로 옮기고 그릇들을 수납했다.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그릇들은 손님맞이에 유용하게 쓴다.

 

 

리빙센스 2019년 12월호

https://www.smlounge.co.kr/living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디자인·시공 체크인플리즈스튜디오(010-5180-7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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