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 반환절차 개시 합의로 공원조성 가시화
국제업무지구 조성도 법적분쟁 마치고 개발사업 재시작 요건 갖춰···지하공간 조성 기대감도 ↑
신분당선 연장에 주거정비사업도 활발 천지개벽 이룰지 관심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절차 개시로 그동안 용산에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부동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서울 용산 미군기지 반환절차 개시로 그동안 용산에서 추진할 것으로 알려진 대규모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부동산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강남을 넘어설 잠룡으로 불려온 용산 개발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동안 잇따른 초대형 개발 발표에도 불구하고 절차 지연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렀으나 용산 미군기지 반환절차 개시 합의로 인해 각종 사업이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일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 반환절차 개시를 발표했다. 이번 결정으로 정부가 지난 2005년 밝힌 용산공원 조성이 탄력받게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용산공원은 12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금단의 땅이었던 곳이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라며 “서울에 녹지공간이 많지 않아 도심 속 대한민국 최초의 국가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동산업계는 이번 발표를 단순한 공원조성의 의미를 넘어 또 하나의 초대형 호재로 해석한다. 용산의 가장 큰 개발사업이자 십수년 째 멈춰선 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도 최근 개발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요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국제업무지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용산역 인근에 보유한 토지와 인근 서부 이촌동 일부지역을 묶어 약 56만6800㎡(약 17만1400평) 부지에 국제업무시설, 주상복합아파트, 호텔, 백화점 등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 개발계획 발표와 함께 우선협상자 선정까지 마쳤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개발 사업은 전면 중단됐다. 이 와중에 우선협상자 측 채무불이행 선언과 사업부지에 대한 소유권 소송, 사업협약보증금에 대한 소송전으로 업무지구 청사진은 얼룩져갔다. 그러다 약 한달 여 전인 지난 10월 말 대법원의 판결로 법적 분쟁을 원만히 마무리 짓고 사업주체인 코레일은 개발계획에 대한 밑그림 작업 그리기에 다시 나설 계획이다.

용산공원 조성과 국제업무개발이 곧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용산 파크웨이 착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파크웨이는 용산공원~용산역까지 지하2층~지상3층의 지하공간을 조성하는 내용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우선협상자 지위를 갖고 있다. 지상에는 청계천과 같은 물길과 함께 공원을 조성한다. 지하 1·2층에는 광장, 연결보도, 상업시설 등을 건설해 용산역을 통한 유입 인구, 인근 주민, 주변 오피스 이용자 등을 연결하는 문화와 쇼핑 중심공간의 보행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교통편도 개선된다. 용산 파크웨이 지하 공간에는 추후 조성될 신분당선이 들어선다. 수원 광교역에서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신분당선은 용산까지 연장될 예정으로 오는 2025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 곳곳에 산재한 고급 주택단지 조성도 임박했다. 일레븐건설은 자사가 사들인 유엔사부지에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5개 동 426가구와 오피스텔 2개 동 1053실, 호텔·사무실 1개 동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이곳은 일레븐건설이 지난 2017년 7월 택지 확보를 위해 부지 입찰에만 1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에는 착공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용산역전면5구역 착공, 이촌현대맨션 착공 등 곳곳에 산재한 주택 정비사업장도 공사가 임박했다.

용산 개발사업에 천지개벽이 예상되지만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지자체의 개입이다. 주택시장 불안정을 유발할 가능성도 커 속도조절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05년 밑그림이 그려졌던 용산공원 조성계획이 이제야 가시화되는 것처럼 용산 개발은 기대보다 속도가 더디다“며 “특히 지금 분위기로 봐선 서울시가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집값 상승 우려감에 추진을 보류한 것처럼 속도조절에 나서며 사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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