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이후 주가 내림세···신한알파리츠 20%넘게 내려
상장일 상한가 기록한 롯데리츠·NH프라임리츠도 약세
그동안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위험자산 선호 영향으로 분석돼

올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들이 최근들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주목된다. 기존에 상장됐던 리츠뿐만 아니라 올해 하반기 상장해 상한가를 기록했던 새내기 리츠들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가파르게 올랐던데 따른 조정과 내년 경제 회복 전망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장 리츠들이 최근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8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9440원을 기록한 이후 이달 11일 7380원까지 한 달여만에 21.8% 하락했다. 신한알파리츠가 지난달 초에 보인 사상 최고치는 올해 초 대비 68%가까이 상승한 수치였다.  

신한알파리츠 주가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신한알파리츠 주가 추이. / 그래프=시사저널e.

다른 리츠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리츠코크렙은 지난 11일 6320원을 기록했는데, 지난달 8일 장중 최고치인 7900원과 비교하면 20% 내린 수치다. 이리츠코크렙 역시 올들어 지난달 초까지 61.8% 상승하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에이리츠, 케이탑리츠 등도 지난달보다 낮은 주가가 형성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상장해 돌풍을 이끌었던 리츠들도 주춤하다. 지난 10월 말 상장한 롯데리츠는 상장일 당시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다음 거래일도 장중 10%가까이 상승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상장 이튿날 보인 장중 주가는 7100원으로 공모가 5000원 대비 42% 상승한 것이었다. 그러나 롯데리츠도 이달 11일 6310원을 기록하며 상장 초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달 5일 상장한 NH프라임리츠도 비슷한 흐름이다. 상장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65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면서 지난 11일 6020원에 장을 마쳤다. NH프라임리츠는 롯데리츠에 이어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리츠에 대한 투심이 전반적으로 약해지면서 흥행을 증시에선 이어가지 못했다. 

이처럼 리츠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우선 그동안 가파른 상승에 따른 조정으로 분석된다. 리츠는 저금리와 저성장 국면에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장점에 올들어 시중에서 떠돌던 자금이 많이 유입됐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증시에서도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런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다보니 시가배당률이 크게 떨어졌다. 대표적으로 신한알파리츠의 경우 3기(올해 4~9월) 보통주 한 주당 140원의 배당을 결의했는데, 보수적으로 4기(올해 10월~내년 3월)에도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가정하면 3~4기 연간 배당금은 280원이 된다. 이는 공모가(5000원) 대비 5.6%의 배당률이지만 지난달 초 보인 장중 최고가(9440원) 대비로는 배당률이 2.9% 수준에 그친다. 이달 11일 주가인 7380원 대비로도 3.8% 수준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통상 리츠 주가가 계속 힘을 받기 위해선 자산 편입 등 성장성을 보이거나 공실률 하락, 임대료 상승 등 배당가능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야 한다”면서 “이런 이슈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배당보다는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도 다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던 지난 3분기와는 달리 내년 글로벌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글로벌 기관들의 전망이 최근들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전망과 시각이 비슷한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금리 인하 행진을 끝내고 내년 금리 동결을 시사한 상태다. 금리 인하가 멈추고 높은 기대 수익률을 주는 위험자산이 다시 선호될 경우 상대적으로 리츠의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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