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1만대 돌파 속도 쏘나타보다 빨라···박한우 기아차 사장 “보는 눈 다 비슷해”
연간 7만대 판매 목표···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협업 통해 ‘음성 인식’ 등 AI 활용 능력 개선

3세대 K5가 12일 공식 출시됐다. /사진=최창원 기자
3세대 K5가 12일 공식 출시됐다. / 사진=최창원 기자

4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기아자동차의 ‘3세대 K5’가 공식 출시됐다. 사전계약 4일 만에 1만대를 돌파하며 신형 쏘나타의 기록을 뛰어넘은 신형 K5는 기아차 내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12일 서울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서 신형 K5의 보도발표회 및 시승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박한우 기아차 사장을 비롯해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 부사장, 박병철 기아차 중형PM 상무 등이 참석했다.

박한우 사장은 “K5는 기아차 골든싸이클의 마침표가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여는 시발점이 될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자인 공개 이후 시장 반응에 대해 “사람들이 보는 눈은 다 비슷하구나, 이 차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K5는 한때 기아차의 판매량을 이끌었던 효자 상품이었다. 2010년 4월, 1세대 K5가 출시됐을 당시 한 달 동안 1만6773대가 팔리면서 당시 쏘나타의 월별 판매량(9656대)를 제치고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이후에도 월평균 7000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1세대 K5에 이어 2015년 7월, 2세대 K5가 출시됐으나 판매량은 같은 기간 출시한 쏘나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 밀려 한 해 동안 5만8619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쏘나타의 판매량은 10만8438대로 집계됐다. 이후에도 K5의 하락세는 계속됐다. 2016년 쏘나타는 8만2203대, K5는 4만4637대 판매를 기록했고 2017년에도 쏘나타가 8만2703대, K5 3만8184대의 판매실적을 보였다.

3세대 K5에 대한 시장 반응은 2세대 모델과는 상반된다. 지난달 21일부터 전국 영업점을 통해 사전계약에 들어간 3세대 K5의 계약대수는 사흘 만에 1만28대로 집계됐다. 첫날에만 7003대가 계약됐다. 이는 2세대 K5의 올해 월평균 판매대수인 3057대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현재까진 1만6000대가 사전계약 됐다. 사전계약자 중에선 20대와 30대 비중이 가장 높다. 기아차는 연간 7만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반응은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기아차 판매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47만107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48만9500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기아차 역시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3세대 K5를 통해 ‘K5의 과거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외관에선 전면부 이미지가 눈에 띈다. 기아차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 라디에이터 그릴을 헤드램프와 연결 시켜 이전보다 유려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헤드램프는 ‘하트비트(심장박동)’로 불리는 독특한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차체는 이전보다 커지고 날렵해졌다. 휠베이스(축거)는 2850㎜로 동급 최대 수준이고 전장은 기존 차량보다 50㎜ 늘어난 4905㎜, 전폭은 전작 대비 25㎜ 커진 1860㎜다. 커진 차체를 통해 공간성을 확보한 동시에 전고(1445㎜)는 기존 모델보다 20㎜ 낮춰 날렵하고 한층 더 안정적인 외관을 구현했다.

박병철 상무는 “전폭을 증대하고 전고를 하향시켜 안정감 있는 스탠스를 구현하고 긴 휠베이스를 통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면서 “그러면서도 초고장력 강판을 적용해 공차 중량을 낮췄다”고 말했다.

실내엔 현대차 그랜저와 동일한 12.3인치 대형 클러스터, 터치타입 방식의 공조제어장치, 바닥에 놓고 충전하는 것이 아닌 거치형태의 무선충전 트레이 등 운전자의 편의를 고려한 디자인이 적용됐다. 주행모드는 원형 버튼을 돌려 모드를 바꿀 수 있다. 3세대 K5는 5가지(노멀, 스포트, 에코, 스마트, 커스텀) 주행 모드를 지원한다.

이외에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AI 기술을 적용했다. 대표적인 것이 음성인식 기능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이날 행사에서 직접 이를 시연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가 차량에 탑승해 “모든 창문 내려줘”라고 말하자 차량의 모든 창문이 내려졌다. 이외에도 차량 스스로 공기청정도를 확인해 자동으로 이를 알맞게 조정하는 ‘능동형 공기청정모드’ 등이 탑재됐다.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 부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창원 기자
김병학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 부사장이 K5에 적용된 음성인식 등 AI 기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최창원 기자

김병학 수석 부사장은 “사람들은 기업이 카카오와 협업하면 뭐가 다를까, 무슨 해결책을 제시할까라는 기대를 한다”면서 “카카오는 다양한 AI엔진을 기반으로 자연스러운 인간언어처리, 이미지나 영상 속의 오브젝트 인식, 한국어-외국어 간 번역, 사운드만으로 특정 음원 찾는 기술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세대 K5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 가솔린 2.0 모델이 ▲트렌디 2351만원 ▲프레스티지 2592만원 ▲노블레스 2783만원 ▲시그니처 3063만원 수준이다.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트렌디 2340만원 ▲프레스티지 2709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141만원으로 구성됐고 LPi 일반 모델은 ▲프레스티지 2636만원 ▲노블레스 2901만원 ▲시그니처 3058만원 하이브리드 2.0 모델은 ▲트렌디 2849만원 ▲프레스티지 2937만원 ▲노블레스 3129만원 ▲시그니처 3335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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