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와 인수가격 협상 중···1000억~1500억원 수준 전망
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시급···실적 및 손해율 악화 불구 ‘종합손보사 라이선스’ 가치

하나금융그룹/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사진=연합뉴스

하나금융그룹이 더케이손해보험 인수를 통한 비은행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고 있다. 더케이손보 인수를 위한 입찰에 하나금융이 단독 참여함에 따라 이르면 연내에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더케이손보는 실적 악화와 높은 자동차보험 비율 등의 이유로 시장에서 매력을 끌지 못했지만 하나금융 측은 높은 은행 의존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수를 추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케이손보는 종합손해보험사 라이선스와 고정 고객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금융 내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한국교직원공제회와 더케이손보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교직원공제회는 더케이손보의 지분 100%를 보유한 주주로 양 기관은 인수가격을 놓고 줄다리기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교직원공제회 측은 1500억원, 하나금융은 1000억원 수준을 적정매각가로 설정하고 있어 인수가는 그 사이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협상이 빠르게 이뤄질 경우 연내에 인수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더케이손보는 지난 3분기말 기준 8953억원 규모의 중형 보험사로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매물로 나온 ‘대어’ 푸르덴셜생명도 흥행에 악재로 작용했으며 최근 악화되고 있는 경영 실적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은 111억원으로 지난해(12억원) 대비 10배가량 확대됐으며 영업손실도 14억원에서 142억원으로 늘어났다. 원수보혐료는 같은 기간 3514억원에서 3697억원으로 늘어났지만 투자영업손익은 192억원에서 18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3.07%에서 2.57%로 0.5%포인트 악화됐다.

자료=더케이손해보험, 손해보험협회/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더케이손해보험/표=이다인 디자이너

향후 전망도 밝지 못하다. 지난해부터 손보업계 손해율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보험사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8월말 기준 더케이손보의 자동차보험 규모는 2096억원으로 전체 보험의 63.48%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은 총 11조6308억원으로 전체 보험(55조6025억원)의 20.92%에 불과하다.

높은 자동차보험 의존도는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지난 3분기 기준 더케이손보의 손해율은 92.66%로 지난해 동기(89.77%)대비 2.89%포인트 악화됐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도 2분기 185.02%에서 3분기 169.15%로 악화돼 인수기업의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그럼에도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 인수에 나선 이유는 은행 의존도 완화가 시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분기 기준 하나금융 내 계열사들의 당기순이익 총합은 2조1578억원이며 이중 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83.02%(1조7913억원)에 달한다. 이는 주요 금융지주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신한금융은 66.37%로 가장 낮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고 KB금융이 68.52%로 그 뒤를 잇고 있다. NH농협금융도 82.31%로 하나금융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방금융그룹을 포함해도 하나금융은 BNK금융지주(84.27%)의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은행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의 순이자마진이 지난해 4분기 1.56%에서 올해 3분기 1.47%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하나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케이손보는 이미 지난 2014년 종합보험사로서의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에 만약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인수할 경우 곧장 전 종목 영업에 뛰어들 수 있다. 추가로 더케이손보는 교직원이라는 확고한 고객군을 가지고 있어 은행과 생보사, 카드사 등 하나금융 내 계열사들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규모와 자산건전성, 실적, 상품 구성 등으로 따졌을 때 더케이손보는 큰 매력을 가진 매물로 보기는 힘들다”며 “다만 비은행 강화가 시급한 하나금융의 현황을 고려하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손해보험라이선스를 발급받기 쉽지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하나금융에게는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료=각 사/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자료=각 사/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