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가입자 진입 가능한 새로운 사업모델 테스트

사진=KT, SK텔레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사진=KT, SK텔레콤,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동통신사가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테스트하고 있다. KT와 SK텔레콤이 유료 구독형 서비스를 출시하고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중이다. 이통사들은 콘텐츠 위주의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다.

최근 이통사들이 내놓은 구독형 서비스의 특징은 이통사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통신료를 올리기 위한 부가 서비스가 아닌, 콘텐츠 수익모델을 찾는다는 의미다. 그동안 이통사에서는 2~3년에 해당하는 약정을 걸고 진행하는 서비스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통신 서비스, 자사 고객과 별개로 개방적인 구독형 서비스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KT는 ‘KT멤버십 원픽’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의 관심과 취미별 맞춤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다. 가장 큰 특징은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와 상관없이 가입할 수 구독형 유료 서비스다.

첫 테마는 ‘아이돌’이다. 첫 아티스트로는 강다니엘이 선정됐다.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10월부터 3개월 동안 ▲강다니엘 알람음 ▲강다니엘 한정판 굿즈박스 ▲비하인드 미공개 영상 ▲KT멤버십 제휴사 할인쿠폰 꾸러미 ▲ 미공개 포토카드 추첨 이벤트 등을 받는다. 가입비는 다소 비싼 2만7000원이다.

KT 관계자는 “타사 가입자도 KT멤버십의 맞춤형 스페셜 혜택을 체험해봄으로써 KT 멤버십 혜택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전 통신사 고객에게 개방했다”고 설명했다. 원픽서비스가 출시된 후 KT멤버십 언급량은 포털, SNS, 블로그, 커뮤니티 등에서 타시 대비 크게 늘었다.

KT는 내년에도 새로운 테마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T 관계자는 “원픽은 통신 서비스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시도한 것”이라며 “점차 소비자의 요구가 세밀화되고 개인화되면서 거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에는 SK텔레콤이 콘텐츠·쇼핑·생활 혜택을 담은 구독형 멤버십 ‘올프라임’을 출시했다. 월 9900원 이용료에 웨이브, 플로, 원스토어 북스 중 1종을 무료로 이용하면서 배달 앱, 영화관, 항공권, 숙박, 라운지, 면세점 등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구독형 유료 멤버십 서비스다.

이 서비스 역시 SK텔레콤 사용자가 아니어도 가입할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콘텐츠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 다양한 유료 미디어 콘텐츠와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라면서 “모바일로 여행 예약도 하고 영화도 보고 쇼핑도 하기 때문에 모바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기존에 이통사는 자사 고객을 지키고 타사 고객을 유입하게 자사 통신사일 때만 누릴 수 있는 멤버십 혜택을 강조했다. 실제로 멤버십이 강력할수록 이용자가 이동하기도 했다. 이렇게 새로운 이용자를 유치해 평균 2~3년 약정을 걸고 그 사이 다른 이동사로 이동하면 위약금을 무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이번에 선보이는 구독형 서비스는 판이하게 다르다. 새로운 유료형 멤버십이라는 설명이 붙었지만 멤버십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서비스에 가깝다. 왜냐하면 자사 멤버 즉, 자사 고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모두 기존 무료 멤버십 혜택과 구독형 서비스는 별개의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구독형 서비스로 인해서 무료 멤버십 혜택이 축소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독형 서비스가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지 테스트해보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구독형 서비스 시장에는 KT와 SK텔레콤만 뛰어들었다. 그러나 결국 LG유플러스도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LG유플러스 역시 구독형 서비스 개시를 검토 중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이통사가 구독형 서비스를 확산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 것 같다”며 “서비스를 다양화해 저가형 서비스, 프리미엄 서비스, 파생형 상품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