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무기한 연기 해결해달라’ 청와대 청원도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서는 경기도 과천시 전경 / 사진=연합뉴스
지식정보타운이 들어서는 경기도 과천시 전경 / 사진=연합뉴스

 

 

과천 지식정보타운 내 공공주택을 분양받으려던 이들이 곳곳에서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던 것이 무기한 연기되며 해를 넘길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청와대에 청원글을 올리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의 모습을 보이며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분양 정상화를 촉구하는 것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분양을 위해 지난달 29일 개최된 분양가심사위원회에 분양가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과천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부결됐다. 분양에 앞서 지자체 내 산하기구 형태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시공사가 제안한 분양가격을 심사하고 승인을 내는데, 이미 상반기에 3.3㎡ 당 2600만 원을 요구하는 분양가가 비싸다는 이유로 반려한 바 있다. 이후 지자체와 시공사는 분양가와 관련해 이견을 보이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지속하다가 약 열흘 전 재심사를 진행한 것인데 통과에 또 실패했다. 결국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임대 후 후분양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자체가 요구한 3.3㎡ 당 2200만 원인 수준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특별공급 물량을 준비하던 예비청약자들이다. 특히 특별공급 가운데 신혼부부 할당량 공급을 준비 중이었던 일부 신혼부부들은 애가 탄다고 말한다. 직장인 A씨는 “해당 물량에 청약하기 위해 다른 사업장 청약 기회도 포기했는데 무기한 늦어지며 내집 마련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게다가 내년 하반기면 혼인신고 후 7년 이내의 부부에게만 주어지는 신혼부부 특공 자격조차 상실된다. 시간낭비만 한 셈이라 서울 신길 등 최근 분양하는 공공 아닌 일반 사업장의 특별공급도 알아보고 있다”고 허탈해 했다. 생애최초 자격으로 특별공급을 받기 위해 무주택 세대주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들도 많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 자신을 5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또 다른 B씨는 “공공의 토지 위에 공급하는 공공주택인데도 건설사가 수익 극대화만을 위해 국민 주거복지라는 목적을 퇴색시키고 있다. 공공주택 청약만을 위해 수년 간 과천에서 전세살이한 청약 대기자들을 우롱하는 행동”이라며 비판했다.

실제 과천 전세시장은 심상치 않은 기류를 보이고 있다. 최근 1%대의 전셋값 주간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까지 했다. 지식정보타운 등 공공분양 청약을 위해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하며 노후한 집에 전세로 거주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미 높은 전세가격을 형성해 대출과 같은 금융부담을 안고 있는데 지식정보타운 분양이 늦어지고 전세살이 기간이 예상보다 늘고 전셋값은 높아져 금융비용은 더욱 늘며 이중부담을 지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과천은 시세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차익이 클 것이란 기대감에 아파트를 사지 않고 전세로 거주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공공택지 내 분양을 노리는 수요 증가로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문제인데,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신혼부부 특공 등 청약 자격지위를 상실하기까지 하는 이들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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