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 탑재 테슬라 ‘모델3’, SK이노 배터리 ‘벤츠 E클래스’ 등 보조금 목록에
배터리 업계 “예년의 절반 수준 배터리 보조금, 내년 말 완전 철폐”···수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중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보조금 지급을 허가했다. 앞서 중국은 자국 배터리산업을 육성하고 경쟁국인 한국의 시장 진입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해 왔다. 이번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보조금 지급 결정을 내리며 3년여 만에 보조금을 허가했지만, 국내 배터리업계에서는 큰 수혜가 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중국 공업화부는 ‘11차 신재생에너지차 보급응용추천목록’을 발표했다. 보조급 지금 대상 차종이 해당 목록에 포함돼 있는데,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테슬라 ‘모델3’와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된 베이징벤츠 E클래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중국은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의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 보조금 지급을 회피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중국 정부가 이번 목록을 최종 승인할 경우 2016년 말 이후 3년여 만에 한국 배터리에 보조금이 나오게 된다. 이를 두고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일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정작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중국의 보조금 지급 방침이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은 현재 단계적으로 축소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 초부터 예년의 절반 수준을 지급해 오고 있으며, 2021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관련 정책이 폐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보조금 지급은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로 받아들이기보다 보조금 철폐 수순을 밟는 과정의 일부로 해석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에게 돌아갈 수혜 역시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LG·삼성·SK 등 배터리 3사는 보조금 철폐에 발맞춰 사업을 준비 중이었다”면서 “이번 목록에 포함된 차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결정난 상황도 아니며, 설사 지급된다 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시차가 발생해 큰 수혜로 이어지긴 힘들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모델들에 보조금이 지급돼도 다른 차종으로 보조금이 확대될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한국 배터리를 상대로 한 규제 완화가 아닌 테슬라·베이징벤츠 등을 위한 원포인트 혜택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테슬라가 중국에 기가팩토리를 건립하고, 이곳 배터리 공급사로 중국의 CATL을 선정한 상황에서 모델3의 보조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겠느냐”며 “메르세데스 벤츠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사 ‘베이징벤츠’도 마찬가지인데, 양사가 약 2조원을 투입해 중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합의한 데 따른 보은성 보조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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