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심신을 달래는 ‘멍때리기 여행’ 관심 높아···영월에코빌리지, 셀프 화로대 등 ‘불멍 명소’ 부상

영월에코빌리지 불멍 스테이. / 사진=에코빌리지
영월에코빌리지 불멍 스테이. / 사진=에코빌리지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을 맞아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멍때리기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앉아서 또는 비스듬히 누워서 멍하니 있으면 마음속의 온갖 잡념과 갈등들이 일순간 사라지는 효과가 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만한 휴식도 없다고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서울, 인천 등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멍때리기 대회’를 열기도 한다. 지난 4월 한강시민공원에 열린 멍때리기 대회에는 100여명의 참가자들이 ‘정신줄 놓기’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냥 멍 때리는 것이 아니라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을 보면서 멍 때리는 ‘불멍’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타닥타닥 장작불의 불꽃이 반딧불이처럼 떠오르는 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머릿속이 깔끔하게 씻긴 느낌이 든다. 불꽃을 응시하는 동안 정신줄을 완전히 놓게 되고, 1시간 남짓 그렇게 ‘불멍’ 하고 나면 몸과 마음이 가뿐해진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한한의사협회 명예회장 김현수 원장(김현수한의원)은 “현대인들이 겪는 질환 대부분은 정신적인 문제에서 기인하는 것”이라며 “넋을 놓고 휴식을 취하는 불멍 등은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멍’이 새로운 힐링의 테마로 부상하면서 ‘불멍’하기 좋은 곳을 찾아나서는 여행프로그램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자주 등장한다. 

이 가운데 친환경 유스호스텔인 영월에코빌리지도 멍때리기 좋은 ‘불멍 스테이’로 주목받고 있다. 생태보고 동강변에 위치한 영월에코빌리지는 패시브 공법(첨단 단열공법을 활용,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건축방법)으로 지어진 국내 유일의 유스 호스텔로, 편하게 쉴 수 있는 힐링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월에코빌리지는 특별한 불멍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셀프 화로대를 제공,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멍때릴 수 있도록 일체의 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누구나 아무 때나 와서 장작불을 쳐다보고 정신줄을 놓으면 그걸로 끝이다. 

에코빌리지 추승희 대표는 “별 촘촘한 겨울밤 동강변에서 빠져드는 불멍은 색다른 휴식이자 재충천의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아무 준비 없이 와서 편하게 멍 때리고 갈 수 있도록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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