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3당 원내대표 회동···오는 10일 본회의 열어 예산안·민생법안 처리키로
한국당 ‘무더기 필리버스터’ 철회 방침···선거법·검찰개혁안 등은 임시국회서 처리 전망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두 번째)이 9일 국회의장실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왼쪽 두 번째)이 9일 국회의장실에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문 의장,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유치원 3법’, ‘민식이법’ 등을 포함한 민생법안을 처리키로 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선거법 개정안, 검경수사권 조정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안 등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은 20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향후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이인영(더불어민주당)‧심재철(자유한국당)‧오신환(바른미래당)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9일 국회의장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이와 같은 국회 정상화 방안에 합의했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예산안 심사는 오늘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예결위원 간사가 참여해 논의한다. 예산안은 12월 10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당은 지난 11월 29일 상정된 본회의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 신청을 의원총회 동의 거쳐 철회한다”며 “두 가지 합의가 선행된다면 국회의장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어 본회의에 부의된 공직선거법과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안에 상정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여야는 예산안,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등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국회 본회의 개최 여부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문 의장의 중재에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국당이 경선을 통해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며 기존의 ‘강경투쟁’ 기류도 다소 변경됐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이 지난달 29일 199개 안건에 대해 신청했던 필리버스터를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여야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여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들은 예산안 합의안 도출을 위한 예산심사에 착수했고, 법제사법위원회 등 상임위원회에서는 ‘데이터 3법’ 등 계류법안 논의를 재개했다.

예산안의 경우 예결위 간사들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마련한 기존 예산안보다 약 1조2000억원 삭감된 절충안을 토대로 한국당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수정될 전망이다. 지난 올해 예산안에 대한 심사 당시 실질적 삭감액이 약 1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삭감된 만큼 한국당의 반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산의 증‧감액 세부 내용과 규모 등에는 다소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4+1협의체’를 통해서 예산 관련한 의견을 수렴했고, 수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국당이 갖고 있던 예산심사 과정에서의 문제의식 등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며 “(예산안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고 처음부터 다시하자고 (한국당이) 주장할 경우 사실상 내년 예산안 처리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은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서 합의 처리를 시도하는 것이지 무위로 돌리고 예산을 처리한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0일 개최되는 본회의에서 예산안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또한 여야의 대치 속에 불발됐던 ‘유치원 3법’, ‘민식이법’ 등 법안과 비쟁점법안,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도 대거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의 처리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여야가 당장 오는 10일 본회의에 해당 법안들을 상정하지 않고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좀처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당은 패스트트랙 저지 투쟁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라 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처리 과정에 악재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신임 원내대표단은 패스트트랙 2대 악법을 저지하고 친문 3대 농단과 관련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고, 심재철 원내대표도 “공수처법과 연동형 비례제는 악법이다. 이른바 ‘4+1’은 한국당 ‘패싱 폭거’다.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여야 4+1 협의체’를 통한 합의안 도출에 속도를 내면서 동시에 한국당이 협상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특히 선거법 개정안 등은 ‘게임의 룰’인 만큼 한국당의 주장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것이지만, 한국당이 저지에만 총력을 기울일 경우 ‘여야 4+1 협의체’의 합의안을 임시국회에 상정해 처리할 수도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월 11일 임시국회를 요청했다는 것은 사실이고 전제”라며 “‘여야 4+1협의체’ 협상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고, 한국당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전향적인 입장을 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9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 자유한국당 이종배 간사, 바른미래당 지상욱 간사. /사진=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들이 9일 국회에서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간사, 자유한국당 이종배 간사, 바른미래당 지상욱 간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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