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청약통장 10개월 새 21만개 급증···분양가 상한제로 경쟁 치열할 듯
“평균 당첨가점 52점, 지역 선별하는 안목 길어야”

/ 사진=연합뉴스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예비 청약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청약 당첨 가점이 부쩍 높아져 청약 통장을 넣어볼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1순위 청약통장도 10개월 새 21만개 가까이 급증하면서 앞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청약 당첨 가점 평균이 아직 50점대에 머물러 있는 만큼 본인의 청약 가점에 따라 당첨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강남 등 서울 핵심 지역 당첨 안정권은 만점대

9일 아파트투유에 나온 청약 결과를 살펴보면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로 지정된 서초구 잠원동에서 지난 10월 분양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모든 주택형에서 청약 최저 가점 69점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84㎡A·84㎡B 등에서는 최고 가점이 79점이었다.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 부양가족이 6명 이상(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17점) 등 거의 만점(84점)에 가까운 조건을 충족해야 청약 당첨 안정권에 들어올 수 있는 셈이다.

강남뿐만 아니라 강북 지역 역시 70점은 넘어야 당첨 안정권에 들 수 있다. 지난 10월 분양한 1순위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성북구 보문동 ‘보문 리슈빌 하우트’의 최고 당첨 가점은 79점으로 전용면적 59㎡에서 나왔다. 평균 당첨 가점은 64.8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서대문구에서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73대 1)을 기록한 ‘DMC 금호 리첸시아’는 전제 주택형 1순위 청약당첨 최고 가점은 69점(평균 63.57점)을 기록했다. 같은 달 용산구 ‘효창파크뷰데시앙’ 역시 전용 59㎡B에서, 강북구 ‘꿈의숲한신더휴’는 전용 75㎡에서 최고 당첨 가점이 77점이었다.

특히 최근 1년 새 서울지역의 청약통장이 급증함에 따라 청약 가점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567만2185개였던 서울지역의 청약통장은 매달 2만개 가량 계속 증가해 지난 10월 말 기준 588만5251개를 기록했다. 10개월 만에 21만3066개의 청약통장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1순위 통장만 해도 298만6041개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청약저축·청약예금·청약부금 등 기존 청약통장도 지난 10월 말 기준 72만8306개가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진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과거에는 지역이나 단지에 관계없이 청약만 하면 당첨이 어렵지 않은 점수였지만, 이제 사실상 만점에 가까워야 서울 핵심지 청약 당첨이 가능해졌다”며 “일부 수요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수가 높아지겠지’라는 기대가 있겠지만 현재 청약통장 가입자들과 1순위 통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 또한 녹록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서울 평균 가점 52점, 당첨 가능 지역 잘 선별해야”

청약 당첨을 위해서는 먼저 본인의 청약 가점을 확인하고 당첨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택하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주택면적별 선호도에 따라 당첨 가점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세분화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포인트다.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 1~11월까지 1순위 청약자들의 당첨 가점을 조사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구별 1순위 평균 당첨 가점은 송파구가 69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동작구·성북구 65점 ▲강남구·서초구 63점 ▲종로구 58점 ▲노원구 57점 ▲은평구·서대문구·중랑구 56점 ▲동대문구 54점 ▲강서구 48점 ▲구로구 41점 ▲광진구 40점 ▲용산구 38점 ▲강동구 26점 등의 순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서울의 당첨 가점 평균이 52점인 만큼 청약 가점이 70점대 이상으로 높은 고득점자들은 서울 내 어느 지역이든 노려볼 만 하다”며 “최고 당첨 가점은 84점 만점에 육박하기도 하지만 당첨 커트라인만 넘는다면 당첨될 수 있기 때문에 평균 청약 가점을 기준으로 지역을 선택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인기가 급격히 높아진 분양 단지들은 당첨 가점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전문가들은 청약가점이 낮은 예비 청약자의 경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분양가상한제  사업지는 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가점이 30~40점대로 인기 단지 당첨이 애매한 가점자나 향후 분양가상한제 사업지의 치열한 청약 경쟁을 우려하는 청약자라면 비 분양가상한제 지역이나 수도권 택지지구 청약을 노리는 것이 좋겠다”며 “분양권이나 입주권 또는 입주 5년 차 이내 새 아파트 구입이 차선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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