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홍콩 방문 한국 관광객 4만5591명···9월에 이어 또 다시 4만명대
2009년 11월(4만8428명) 이후 5만명 이하 처음
각 항공사, 탄력적인 기재 투입부터 운휴까지 다양한 대응책 세워

8일 오후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경찰들이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오후 홍콩 센트럴 지역에서 경찰들이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오래 이어지고 있다. 함부로 예상한 건 (우리의)잘못이지만 홍콩을 늘렸던 건 시위가 소강 상태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공항 점거 이후 상황이 급변했음을 체감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에서 시작된 홍콩 시민들의 시위가 어느새 반 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9일 시작된 시위는 9일로 만 6개월을 맞았다. 장기화를 예상하지 못한 항공사들은 뒤늦게 해당 노선 추가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9일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 시각) 홍콩 재야연합단체인 민간인권전선(CHRF)은 대규모 집회를 벌였다.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시위 지지파)이 압승하면서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정부와 시민 간 갈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난처해진 국내 항공사들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5일 발표한 ‘국민해외관광객 주요 행선지 통계(2019년 10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 10월 홍콩을 방문한 한국 해외여행객수는 4만559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11만1400명이 방문했다.

2009년 11월(4만8428명) 이후 월간 홍콩 방문 한국인 관광객이 5만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4만684명)과 지난 10월(4만5591명)이 처음이다.

문제는 항공업계에서 홍콩 시위가 반 년째 지속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일본 노선 수요가 줄어들자 항공사들은 자연스레 홍콩으로 눈을 돌렸다. 당초 시위가 있었음에도 공급을 늘렸던 건 ‘금방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 8월13일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 공항 시위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선 수요가 급감했고 현재까지도 상황이 좋지 않아 노선 인기도는 떨어진 상태”라면서 “일본과 홍콩 등 주요 단거리 노선에서 겹악재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항공사들은 홍콩 노선 조정에 돌입했다. 작게는 공급 조정부터 크게는 운휴까지 각 사의 상황에 맞는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진에어는 지난달 인천~홍콩 노선을 한 차례 운휴한 데 이어 추가적으로 운휴를 결정했다. 이달 24일까지 홍콩 노선 운휴 소식을 밝혔던 진에어는 최근 운휴 기간을 내년 3월28일로 늦췄다. 티웨이항공도 오는 20일부터 동계 기간이 끝나는 내년 3월28일까지 대구~홍콩 노선을 운휴한다.

관광객 수요뿐 아니라 비즈니스 수요도 담당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탄력적인 항공기 운용을 통해 공급 조정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수요를 감안해 B747-8i(368석) 등 대형기 대신 B777-300ER(291석)·B787-9(269석) 등 중형기를 투입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대한항공과 같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시장에선 항공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인 4분기에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항공사들의 실적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항공 실적 반등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되는데, 4분기 컨센서스의 추가적인 하향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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