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간 외국인 코스피서 5조 순매도
일본, 대만 올라도 한국 코스피 하락
미중·한일·북미 갈등 코스피에 반영된 결과

한국 증시가 최근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한파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웃국가 일본, 대만 등 증시는 연말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미중 및 북미 갈등, 한일 경제 보복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아 외국인의 한국 증시 탈출을 막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증권업계는 내년 국내 경기 회복과 함께 증시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6일 코스피에서 42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22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던 흐름을 멈췄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 이후 줄기차게 코스피 종목들을 팔아치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동안 외국인이 순매도한 규모는 총 5조706억원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지난 2015년 8월5일~9월15일의 5조5432억원 순매도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22거래일 간의 외국인 매매 추이. /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업계에선 지난달 26일 이후로 외국인 순매도가 멈출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증시의 벤치마크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에서 중국 비율을 높이고 한국 비율을 낮추는 리밸런싱(재조정)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일어났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조정이 끝난 26일부터는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MSCI 리밸런싱이 마무리된 후로도 코스피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은 멈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대내외 여건이 코스피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해진 이유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받는 타격이 다른 국가보다 심하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을 가진다.

아울러 북미 대화가 진전없이 장기화되면서 불안요소를 키운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지소미아 중단 문제가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한국 증시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런 이유로 일본과 대만의 증시가 연말 들어 오르는 것과 비교해 한국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일어나며 상승 전환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일본, 대만의 최근 3개월 주가 추이. / 사진=네이버 증권 정보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코스피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한국 경제가 바닥을 찍고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한국 경제와 관련해 올해 바닥을 치고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국인의 올해 11월의 순매도세는 투자심리 악화에 기인했다기보다는 시장환경에 따라 계절적 요인도 적용을 받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12월 중순 결정될 미국의 대중무역 관세부과 등 불안감이 사라질 경우 외국인의 강한 현물 순매수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을 추론해 보면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채권형 펀드의 설정잔액이 감소하는 흐름을 보인 반면 주식형 펀드는 비교적 빠른 속도의 자금 유입이 확인되고 있다. 당장 외국인이 긍정적인 모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부적인 수급여건이 개선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부담을 완화시켜 줄 수 있는 소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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