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ICT회사로 진두지휘 전망
중간지주사전환 작업 본격화될 듯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이미지 = 조현경 디자이너, 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신임 속에 연임을 확정하고 내년 SK그룹 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도맡게 됐다. 특히 올해 계획했지만 내년으로 밀린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를 앞두고 있었지만 전날 이사회 결정에 따라 유임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의 그림을 이어서 그릴 수 있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박정호 사장은 SK그룹 내 2인자이자 실세다. 이번 인사에서 보듯이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등 ICT 쪽은 모두 박 사장의 영향이 미쳤다”며 “같이 일을 한 적이 없는 최진환 SK브로드밴드 신임 사장도 박 사장이 추천한 인물인 걸로 안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이야 최 회장을 거치겠지만 박 사장의 측근이나 박 사장이 추천한 인물들이 대거 선임될 정도로 박 사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에 SK텔레콤에서 보임이 변경된 10명과 신규 임원 10명 가운데 대다수가 박 사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었다. SK텔레콤 내에서 박 사장과 함께 ICT 변화를 선도해온 이들이 대다수였다. 윤풍영 Corp1센터장도 박 사장이 SK주식회사 C&C 사장을 역임하던 시절 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비무선분야의 가능성을 확인한 박 사장은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우선 이통통신사업(MNO)과 신사업(뉴 비즈)으로 이원화했다. ‘Corp1센터’는 MNO사업을 지원하고, ‘Corp2센터’는 뉴 비즈를 지원한다. 각 센터는 독립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담당 사업 영역에 최적화된 경영 계획, 예산, 채용 및 평가 체계를 설계‧운영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2020년은 SK텔레콤과 ICT 패밀리사 전체가 가시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 대한민국 ICT 혁신의 주축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조직을 5G 및 뉴ICT 각 사업 실행에 적합하게 강하고 효율적인 체계로 재편한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지난 2016년 말 SK주식회사 C&C에서 SK텔레콤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그룹 관계사는 물론, 국내 업계 및 벤처·스타트업, 글로벌 톱 ICT 기업들과 건설적인 협력을 통해 협업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기조를 이어 내년에도 글로벌 협력에 방점을 찍을 예정이다. 특히 ICT 산업의 빠른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빠르게 의사결정할 수 있도록 CEO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CIDO’를 신설한다. 조직 체계가 간소화돼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임원 조직 체계도 3단계 이하로 간소화했다.

박 사장에게 주어진 과제는 더 있다. 박 사장은 일단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합병 건도 매끄럽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후 중요 과제였던 중간지주사 전환도 이뤄내야 한다. 앞서 박 사장은 올해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내년으로 미뤄졌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중간지주사 전환이 내년에는 이뤄져야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이 SK하이닉스를 끌어올리는 작업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가 합병에 속도를 내려면 SK텔레콤이 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의 자회사로 SK텔레콤은 SK의 자회사,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다.  반도체의 업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수‧합병이 필요한데 SK하이닉스가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된다면 이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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