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LG화학, 글로벌 ESS시장 60% 점유···SK이노, 세계시장 공략대열 합류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진출을 공식화했다. 전기차에 국한됐던 배터리사업을 ESS로 확장시킨다는 복안인데, 업계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실시된 임원인사를 통해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대표로 임명한데 이어 CEO 직속으로 있던 ESS 관련 TF를 조직개편을 통해 ESS사업부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이번 사업부 신설을 두고 ‘Beyond EV(전기차를 넘어)’ 전략의 일환이라 소개했다.

관련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간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CLX에 ESS를 구축하고, 지난 5월 CEO 기자간담회 당시 ESS사업추진 계획을 내비친 만큼, 이번 사업부 신설은 본격적인 사업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바라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SK의 ESS시장 참여로 국내 ‘배터리 빅3’ 업체들 모두 ESS사업을 영위하게 됐다.

ESS시장은 삼성SDI와 LG화학이 선도해 온 분야다. 이들 두 회사는 글로벌 ESS배터리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는 선도기업으로 부상한 상태다. 두 곳의 국내점유율은 80%를 상회한다. 삼성SDI가 45% 수준을, LG화학이 35% 안팎을 유지해왔다. 이들이 해외시장에서도 높은 점유율을 보일 수 있던 까닭은, 그간 국내가 세계에서 가장 큰 ESS 시장이었기 때문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조금정책 등을 동원해 국내 ESS시장을 육성하면서 다른 국가들에 비해 ESS 보급 속도가 빠르다보니 국내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군림할 수 있었다”면서 “다만 이는 도입이 빨랐기 때문으로, 여러 요건들을 감안했을 때 애초부터 한시적 1위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SK이노베이션이 후발주자임엔 분명하지만 시장진입의 적기를 놓쳤다곤 볼 수 없다”면서 “연속화재 등으로 인해 국내 ESS 시장의 성장이 잠시 숨고르게 들어간 가운데, 속속 미국·유럽 등을 중심으로 점차 ESS보급이 확대되는 추세인 것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도 국내시장보단 세계시장 공략을 목표로 사업추진을 본격화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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