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관, 지역구·비례대표 동시 거론···정은경·이의경, 비례대표 물망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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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이 지역구와 비례대표 등 내년 총선 출마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김 차관의 경우 여당 등으로부터 출마 제의를 받았다는 관측과 관료로 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7일 복지부와 식약처에 따르면 차관급 고위직 인사를 중심으로 오는 2020년 4월 15일로 예정된 제 21대 총선에 비례대표 또는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대상 인물은 김 차관과 정 본부장, 이 처장 등이다. 이들이 출마 하마평에 오르는 것은 차관이나 차관급 공직에 오를 정도로 발군의 업무능력을 보였고, 정 본부장과 이 처장은 의·약사 출신으로서 보건의료분야 전문성도 겸비한 인물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물론 훌륭한 인품도 중요한 요소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복지부와 식약처의 인사적체가 하마평에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차관급 공직자가 영전할 경우 하위직에까지 미치는 승진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김 차관의 경우 지역구 출마 가능성이 관측된다. 그는 강원도 철원이 고향이다. 지난 1965년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화지리에서 태어난 김 차관은 과거 철원 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철원은 나의 고향”이라며 “맡은 업무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 나의 고향인 철원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공교롭게 지난 10월 31일 철원군이 포함된 지역구의 황영철 국회의원이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해당 지역구는 무주공산이 됐다. 이같은 점이 김 차관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관측하는 하나의 근거다. 해당 지역구는 홍천군·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 등 5개 군으로 묶여있다. 

김 차관이 강원도에서 출마할 것으로 관측하는 또 다른 근거는 그가 현 여권 핵심부와 네트워크를 갖추는 등 넓고 깊은 인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기현 전 울산광역시장 수사와 관련, 논란이 일고 있는 백원우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과는 동국대학교 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동기로 파악됐다. 백원우 현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외부 인사 영입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한 달 사이 김 차관을 근접거리에서 관찰한 결과, 언행에 있어 일부 변화점이 보인다”며 “야심이 강한 그에게 여당 등 정치권에서 출마 제의가 들어온 것으로 파악되며, 지역구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비례대표도 예상된다”고 전했다.

반면 그가 출마하지 않고 차관으로 계속 근무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야심이 강한 인물이기 때문에 정치권 투신이란 모험을 선택하지 않고 복지부 2인자로 계속 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그는 치밀하고 분석적이지만 남들이 본인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신경을 많이 쓰는 측면을 갖고 있다”며 “정치를 하지 않고 정통 행정관료에 만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철원이 포함된 지역구 면적이 넓고 광범위해 정치 신인이 도전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도 고려된다. 철원에서 태어났지만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다니는 등 현지 학교 동문 조직 관리가 쉽지 않다는 약점도 있다.

이에 지난 6일 김 차관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하고 문자를 남겼다. 김 차관은 비서관인 진상인 사무관을 통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전달했다. 복지부의 공식 창구인 이지은 대변인실 홍보기획담당관에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는 대답을 들었다. 연대를 졸업한 이 담당관은 김 차관의 대학 직속 후배다. 

정은경 본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2017년 7월부터 2년 5개월 동안 현재 직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미 질본에서 질병예방센터장과 긴급상황센터장을 역임할 정도로 베테랑 관료였지만, 고위공무원 나급(구 2급)에서 두 계단을 올라 차관급에 발탁된 사실은 당시 화제였다.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복지부 본부 주요 과를 섭렵했고 현 정권이 선호하는 여성 출신이며, 호남(광주광역시) 출신이란 점은 그의 본부장 이후 경력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다. 비례대표로만 좁혀 분석하면 오히려 3명 차관급 중 정 본부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관료들이 있을 정도다.     

과거 질본에 근무했던 한 공무원은 “정 본부장은 실무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어 현안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등 업무에 있어서 흠을 잡을 수 없을 정도라고 이해하면 된다”며 “여성과 보건의료 전문가를 대표하는 측면에서 여당이 검토할 수 있는 최상 카드 중 한명”이라고 칭찬했다.

이 처장은 3명 차관급 관료 중 비례대표를 포함, 출마 가능성이 가장 낮은 케이스로 분석된다. 이같은 관측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재임기간이다. 지난 3월 취임한 이 처장이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 16일까지 물러나야 한다. 비례대표에 출마하려면 역시 재임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해야 한다.

재임기간보다 중요한 것은 대국민 이미지다. 이 처장은 서울대 약대 출신 교수이며, 뛰어난 능력을 보유했다. 하지만 특정인물의 추천으로 발탁됐다는 부정적 이미지와 친 제약사 이미지에 국정감사에서 도출됐던 특정업체 실소유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식약처 주변 관계자는 “관가에서는 현 정권 보건의료 대통령으로 불리는 인물이 이 처장을 추천한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며 “약대 교수 재직 시절 제약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사외이사를 역임했고, 신약 경제성평가를 돈벌이 수단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는 모 업체 실소유자 가능성이 국감에서 거론됐다”고 비판했다.

현재로선 3명 차관급 공직자의 출마와 비례대표 공천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단계다. 이에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김 차관의 동정은 승진 여부가 달린 일부 국장들도 주목하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는 “우수한 인물이므로 국회에 진출하더라도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며 “해당 고위직들은 직원들이 국회 행을 거론한다는 점을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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