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절차 등 시장 진입 장벽에 도전···수출 개시 등 일부 성과도 보여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일양약품 등 일부 중견제약사와 바이오업체가 유럽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몇 몇 업체는 일부 성과도 거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지역의 경우 그동안 시장 진입에 대한 장벽이 높고 허가 절차 등이 까다롭고 복잡해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업체 진출이 동남아 지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몇몇 제약사와 바이오업체가 유럽 시장을 노크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주로 매출규모가 큰 대형업체나 그 관계사였다. 지난달 26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인플릭시맙’ 피하주사 제형인 자가면역질환 바이오베터 ‘램시마SC’ 판매 승인을 획득한 셀트리온이나 올 6월 종합영양수액제 ‘피노멜(국내명 위너프)’을 유럽에 첫 수출한 JW생명과학이 포함된다.

반면 일양약품과 삼천당제약 등 중견제약사도 유럽 현지 임상시험과 제조허가를 받거나 준비하는 등 시장 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우선 일양약품은 터키 시장 진출을 위해 만성 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국산 신약 슈펙트의 현지 2차 3상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 수출 실적이 없었던 일양약품은 활발하게 진행했던 중국 시장에 이어 유럽을 새로운 타깃 지역으로 설정,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난달 터키 보건당국으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일양약품은 터키 안카라 대학병원을 핵심으로 터키와 우크라이나 총 11개 의료 기관에서 기존 백혈병 표적치료에 실패했거나 불내약성을 보이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임상시험에 앞서 조만간 시험에 참여할 145명 정도 환자 모집에 착수할 방침”이라며 “이전부터 터키 쪽에서 요청이 들어와 이번에 임상시험 진출을 본격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과 전문 제약사인 삼천당제약도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 공장이 지난 2015년 및 2018년 영국 및 독일에서 각각 EU-GMP(유럽연합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를 획득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생산한 점안제를 지난달 하순 영국으로 첫 수출한 삼천당제약은 스페인과 스웨덴, 덴마크 등 북유럽 10개국을 대상으로 추가 주문 및 발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2월 독일 옴니비전과 공급 계약한 4개 품목 중 일회용 녹내장치료제의 경우 올 4월 유럽 각국에 허가 접수를 완료한 후 EU-GMP 실사를 통과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2020년에는 유럽 시장 수출이 가능하며, 연평균 800만유로(약 100억원) 매출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신풍제약은 최근 독일계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인 ‘B.Braun Surgical SA’와 유착방지제 메디커튼 유럽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신풍제약은 스페인을 시작으로 시장성이 확인된 EU 국가에 메디커튼을 독점 공급할 예정이다. 상표권과 특허권은 신풍이 소유한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메디커튼은 신풍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유착방지제다. 생체적합성과 상처 치유력이 우수한 히알우론산과 항혈액응고 및 항염증 작용이 뛰어난 하이드록시에틸스타치를 복합해 수술 후 유착방지용주사제로 사용된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메디커튼은 국내 최초로 유럽연합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인 ISO 13485를 획득한 제품”이라며 “B.Braun Surgical SA와 제휴는 유럽 시장 진출에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업체인 나이벡은 최근 ‘암세포 정밀 타깃이 가능한 펩타이드 기술’과 관련, EU에 이어 독일과 프랑스에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나이벡이 개발한 항암 펩타이드 파이프라인 ‘NIPEP-ACD-TIDE’은 이미 암전이율 98% 차단율 및 기존 항암치료제 대비 500% 이상 종양 크기 감소 등 항암 효과를 검증 받았다. 나이벡의 펩타이드 플랫폼 NIPEP-TPP 탑재로 암세포와 암줄기세포만을 타깃으로 약물이 작용하기 때문에 약 효능은 극대화되고 부작용이 적다는 평가다. 

나이벡의 암줄기세포 관련 기술 유럽 특허 등록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빅파마 및 주요 제약의 주목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나이벡은 프랑스 바이오텍사와 해당 펩타이드의 항암 효능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독일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만 놓고 봐도 전 세계 1400조원 규모 시장의 13.6%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며 “한정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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