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홈퍼니싱 경쟁 심화에 ‘저렴한 제품’, ‘매장 확대’ 전략 내세워
오는 12일 경기남부권 기흥점 시작으로 내년 2월 13일 동부산점 개점···내년도 상반기 ‘도심형 매장’ 오픈도 계획

안예 하임 이케아코리아 기흥점 점장(왼쪽)과 프레드릭 요한슨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5일 열린 이케아 기흥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질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안예 하임 이케아코리아 기흥점 점장(왼쪽)과 프레드릭 요한슨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5일 열린 이케아 기흥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질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이케아는 그동안 가격을 계속해서 낮추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충분치 않다.”

연말연초 매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는 프레드릭 요한손(Fredrik Johansson) 이케아코리아 대표가 5일 기흥점 오픈 기자간담회를 통해 ‘낮은 가격(A More Affordable Ikea)’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요한손 대표는 이날 "아직까지도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아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서 “이런 상황은 빈곤국뿐 아니라, 스위스나 한국도 마찬가지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 제품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가격 인하는 전세계의 트렌드와 다르다. 보통은 제품 가격이 점차 상승한다”면서도 "우리는 50년간 지속적으로 가격 낮추고 있다. 이런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더 낮은 가격’을 강조한 이케아코리아는 근 몇년 사이 국내서 심화하는 가구 업계 경쟁을 의식하고 있는 듯 보인다. 아울러 “타국 제품에 비해 한국 제품이 더욱 비싸다”는 그간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도 읽힌다. 현재 국내 홈퍼니싱 시장은 한샘, 현대리바트 등 기존 가구업체 뿐 아니라 2018년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하는 등 대기업도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기흥점이 들어서는 인근에는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에몬스 등 경쟁사가 입점하는 복합쇼핑몰 개장이 예고되어있다. 

이케아는 이들 브랜드와의 싸움에서 ‘가격이 저렴하고 쇼핑하기 편리한 곳’이라는 포지셔닝을 통해 경쟁력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케아 기흥점 내부에 붙은 가격 카탈로그.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이케아 기흥점 내부에 붙은 가격 카탈로그.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다. / 사진=박지호 기자

이케아코리아가 ‘저가’를 강조한 이유는 최근 국내서 부는 초저가 열풍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소 주춤한 매출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 가격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이케아코리아 매출은 2019년 회계연도 기준 최초로 5000억원을 돌파한 5032억원(오프라인 및 이커머스 합산)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다만 직전 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이 29%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씁쓸한 숫자다. 

이같은 가격 인하책뿐 아니라 기흥점, 동부산점 오픈과 같은 매장 확대로도 성장률 반등을 기대해볼 수 있다. 이케아는 오는 12일 기흥점, 그리고 내년 2월 13일 동부산점을 각각 오픈하며 그간 이케아가 닿지 않은 경기 남부권, 그리고 수도권 외 지역에 최초로 진출한다. 국내 첫 도심형 매장도 내년도 상반기 서울서 문을 연다. 2019년 말~2020년 초에만 3개 매장을 오픈하는 것이다. 그간 2~3년여의 시간차(광명점 2014년 개점, 고양점 2017년 개점, 기흥점 2019년 개점)를 두고 개점했던 것과 달리 매장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안예 하임(Anje Heim) 이케아 기흥 점장은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매출은 자연히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 용인 기흥점, 강남부터 평택까지 커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3호점 이케아 기흥점은 이케아가 2018년 이커머스 채널을 연 후 처음 선보이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 쇼핑 경험의 편의성에 집중했다. 이케아 홈퍼니싱을 위해 디지털 솔루션과 체험 공간도 매장 곳곳에 선보였다. 기흥점 크기는 4만9809㎡로, 1호점인 광명점(5만7100㎡)과 2호점인 고양점(5만2199㎡)보다는 작은 사이즈다.

기흥점은 강남(50분), 분당(40분), 광교(30분), 수원(25분), 용인(15분), 오산(20분) 그리고 평택(45분)도 커버한다. 

이케아코리아는 기흥점 상품 구성을 위해 100여차례 국내 가정을 방문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집의 모습이 어떤 형태인지 연구하기 위해서다. 이케아 기흥점은 주 타깃층인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수납에 대한 필요성이 높다는 데 착안, 정리 및 수납 제품과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상요할 수 있는 홈퍼니싱 아이디어를 쇼룸에 선보인다. 

그래서 생겨난 기흥점만의 특징이 있다. 전세계 이케아 매장의 홈퍼니싱 판매 구역은 모두 주방조리도구를 가장 전면에 배치하는 반면, 기흥점은 생활수납용품을 가장 앞으로 내세웠다. 소비자들의 수납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 각 구역에 상주하는 홈퍼니싱 코치와의 상담으로 집 꾸미기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도 들어볼 수 있다. 이케아가 직접 육성한 홈퍼니싱 코치는 글로벌 매장 중 기흥에서 처음으로 만나볼 수 있다. 

지역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이케아 기흥점의 500여명 직원의 62%는 지역 주민이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8세, 65%는 여성이다. 

내년 2월 13일 수도권 외 지역서 처음으로 오픈하는 이케아 4호점 동부산점은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에 위치했다. 4만2316㎡로 현재 운영 매장 중 가장 작은 규모다. 

주방 수납장의 색상 및 디자인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공간. 가격이 함께 제시되어 홈퍼니싱부터 구매까지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사진=박지호 기자
주방 수납장의 색상 및 디자인을 미리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는 공간. 가격이 함께 제시되어 홈퍼니싱부터 구매까지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 사진=박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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