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연이어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 출원
'듀얼폰'으로 브랜드 정체화는 부담
LG디스플레이, 폴더블 패널 양산 여력 부족 한계

LG전자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현지 언론과 거래선들을 대상으로 LG G8X ThinQ 론칭행사를 열었다. LG전자 모델들이 LG G8X ThinQ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지난달 21일(현지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현지 언론과 거래선들을 대상으로 LG G8X ThinQ 론칭행사를 열었다. LG전자 모델들이 LG G8X ThinQ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올해 '듀얼폰'으로 입지를 굳힌 LG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 진출을 두고 고심중이다. 내년 삼성전자는 물론 중국 경쟁사들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요구가 커져가고 있어서다. 다만 LG전자가 올해 듀얼스크린 모델로 브랜드 정체성을 굳힌 데다가 주요 패널 공급사인 LG디스플레이가 폴더블 패널 양산 능력이 확보되지 않다는 점이 폴더블 스마트폰 사업 진출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레노버와 함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레노버 노트북에 폴더블 패널을 공급하며 공동 개발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내년 LG디스플레이가 레노버의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에 패널을 공급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양사가 폴더블 패널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선 클램쉘 디자인으로 적정 곡률 구현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모회사인 LG전자 역시 내년 폴더블 스마트폰 연구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LG전자 역시 오래 전부터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제품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 앞서 LG전자는 좌우로 펼치는 폴더블 제품 특허를 출원한 데 이어 스트레처블 스마트폰 특허를 받은 바 있다.

최근 기즈차이나 등 일부 외신은 “지난달 공개된 LG전자가 국제 특허를 출원한 아웃폴딩 디자인이 메이트X를 닮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해당 매체는 내년 LG전자가 폴더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을 유력하게 점쳤다. 물론 특허가 있다고 바로 제품을 개발하진 않는다. 다만 내년 중국 샤오미, 오포 등 제조사들이 폴더블 제품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돼 업계선 내년을 기점으로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 폴더블 제품을 내놓기에 LG전자의 사업 전략엔 몇 가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듀얼스크린 스마트폰을 앞세워 사업 보폭을 넓히며 '듀얼스크린폰'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굳혔다. LG전자는 올 상반기 'V50 씽큐'로 듀얼스크린 시장을 처음 개척했다.

이어 LG전자가 지난 9월 공개한 V50S는 지난 10월 미국 등 주요 국가 출시에 이어 오는 6일엔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 시장까지 발을 뻗는다. 특히 이번 후속작이 전작과 달리 주요 출시국에서 듀얼스크린 탑재 모델로 판매되면서 회사 측이 판매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이미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전략을 선회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듀얼스크린 물량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올해 브랜드 정체성처럼 굳어진 모습”이라면서 “내년은 제품 경쟁력은 차치하고 우선 상품성 측면에서 듀얼스크린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을 대량 양산하기엔 아직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양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LG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OLED(POLED)라는 이름으로 파주 공장에서 플렉시블 OLED를 양산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모바일용 POLED 라인은 3곳이지만, 2개 라인은 애플 전용 라인이다. 애플은 전 협력사에 걸쳐 자사 전용 라인에선 다른 제품을 양산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에겐 결국 중요한 게 애플 아이폰 얼마나 물량 확보하는 것"이라며 "내년같은 경우엔 아이폰에 3가지 모델에 전량 OLED가 채택될 경우 한 모델의 상당 부분을 가져올 수 있어서 내년 대략 2000만대까지 물량을 확보하게 되면 아무래도 실적은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패널 업계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로 간다는 방향성은 유효하며, LG도 이 부분은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경영 여건이 어려운 LG디스플레이가 단기적으로 폴더블 패널로 사업 방향을 잡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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