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임추위, 4개 계열사 후보 결정···이대훈 은행장, 연임 확실시
3분기 누적 실적, 사상최대 수준···‘올원뱅크 3.0’ 등 핀테크 부문도 두각

이대훈 NH농협은행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대훈 NH농협은행장/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농협금융지주에도 성과주의 평가문화가 정착될 것이라는 기대들이 나오고 있다.

3일 내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농협금융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4개 계열사 CEO 최종후보를 선정했다. NH농협은행장은 이대훈 현 행장이 후보로 결정됐으며 홍재은 NH생명보험 사장과 이구찬 농협캐피탈 사장도 1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농협손해보험은 최창수 농협금융 부사장이 새롭게 대표 자리에 앉을 예정이다.

농협금융은 오는 6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만약 이 행장이 남은 절차를 무사히 통과해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는 ‘최초 3연임 농협은행장’ 타이틀을 얻게 된다. 그동안 전임 행장들은 실적에 관계없이 모두 2년씩의 임기만을 수행해왔다.

이는 농협 계열사의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른 은행들과는 달리 농협은행은 모회사인 농협금융지주 외에도 농협중앙회의 간접적인 지배를 받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100% 모회사로 있는 농협중앙회가 단위 조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자연히 모든 인사에 지역 안배와 정치 배경 등이 고려된다. 후배에게 기회를 주기위해 적절한 시기에 물러나는 농협 내 기업문화도 이러한 현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번 이 행장의 연임을 계기로 내부 문화에도 일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의 관행을 깬 이 행장의 연임은 지난 2년 간의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행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7년 농협은행은 65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이대훈 체제’가 시작된 이후 이듬해 1조218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으며 올 3분기에도 누적 기준 1조1922억원의 역대 최고 순이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6%나 증가한 수치다.

또한 ‘NH스마트뱅킹 원업(One Up)’과 통합 플랫폼 ‘올원뱅크 3.0’ 등도 잇달아 선보이며 디지털 부문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를 고도화하고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도 오픈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다른 은행에 비해 짧은 은행장 임기는 농협은행의 문제점 중 하나로 항상 거론돼 왔다”며 “임기가 단기로 정해져 있으면 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대훈 은행장의 연임이 최종 확정된다면 실적과 성과에 따라 보상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농협은행과 농협금융 내부에 정착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