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부진 원인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참패'
신세계는 SSG닷컴으로 안정화···롯데는 존재감도 희미

/그래픽=이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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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가 온라인의 거대물결에 맞서기 위해 현 상황을 위기로 판단하고 각 계열사의 수장들을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롯데의 연말 움직임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1위로 자부하는 롯데는 현재 온라인 부분에선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직개편 등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롯데는 유통부문을 담당하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마켓, 홈쇼핑, 영화관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의 실적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 8조9033억원, 영업이익 29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악화됐다. 롯데는 현재의 상황을 위기로 인식, 지난 10월 비상경영을 체제로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롯데가 비상경영체의 선언한 배경에 온라인 부문의 부진을 꼽는다. 소비패턴의 패러다임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신세계와 달리 롯데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신세계는 SSG닷컴이 물류센터 확보하고 별도법인으로 분리한 후 온라인시장에서 나름 ‘이름값’을 하고 있는 반면 롯데는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온라인 사업에 총 3조원을 투입하면서 2020년 매출 20조원을 달성 온라인유통업계에서 1위의 자리에 올라서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선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부분은 지난 4월에서야 각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온라인몰의 통합을 이뤄내며 시동을 건 수준이다.

이제 막 첫 삽을 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롯데의 온라인 사업의 가장 현실적인 지름길은 이커머스 업체의 인수합병(M&A)이다. 실제 지난 9월 롯데가 이커머스 업체 티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을 유통업계 안팎에 돌기도 했다. 양측이 인수설을 부인하면서 해프닝에 그쳤지만, 그만큼 롯데가 기존 온라인 강자들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업계는 롯데가 이번 연말인사에서 온라인 부분에 대한 시그널이 담길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실제 유통맞수인 신세계도 지난해말 인사에서 온라인신설법인에 대한 예고를 한 바 있다. 롯데는 지난해 8개의 온라인몰을 합치는 조직개편 구상을 시행한 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12월 중순경 임원인사가 예정돼 있다”면서도 “조직 개편 유무 등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는 이달 인사에 롯데의 향후 방향성이 담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2월 임원인사를 보며 롯데의 온라인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어느정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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