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좋아요’로 미끼 던진 인플루언서들···‘SNS 광고’ 물 흐려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2.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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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효과는 크지만···도 넘은 광고에 소비자들 피해도 커져
지난달 공정위, 7개 사업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 사진=셔터스톡
/ 사진=셔터스톡

공정거래위원회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지는 미표시 광고 행위에 칼을 대면서 ‘인플루언서 광고’가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해당 주무부처인 공정위가 적발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대처 방식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인플루언서가 SNS에 업로드한 글·영상, 좋아요·댓글 수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대가를 지급받은 상품을 소개하면서 광고를 명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점차 커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달 25일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다이슨코리아 등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품 광고를 한 7개 사업자에 대해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과징금 2억69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소비자에게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들이 광고 사실을 감춘 게시물을 통해 부당하게 구매 결정을 유발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직접적인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플루언서는 인스타그램·유튜브 등 SNS에서 수십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온라인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을 말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간 이들 업체가 인플루언서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올린 광고성 후기는 총 4177건, 집행된 광고비는 총 11억5300만원(대가성 상품 포함)에 달한다. 인플루언서들은 광고 대상 상품을 추천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작성하면서도 사업자 요구대로 해시태그, 사진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

◇홍보 효과는 좋은데···인플루언서 마케팅 피해는 심각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업계에서 떠오른 이유는 기업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연예인을 비롯한 광고 모델들보다 솔직하고 객관적인 제품 후기를 기대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연예인을 활용한 고비용의 마케팅보다 다소 저렴한 비용에 고효율을 얻을 수 있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눈독을 들이는 게 당연하다. 실제 미국 인플루언서 마케팅 에이전시 ‘미디어킥스(Mediakix)’는 SNS를 이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 규모는 2016년 10억 달러에서 2019년에는 20억 달러로 3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봤다.

문제는 인플루언서의 도 넘은 업무행태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업체 측에 무리한 협찬 요구를 하기도 한다. 광고 대가를 받은 제품 후기 글 또는 영상에 광고 표시를 미기입하고, 표시를 하더라도 두루뭉술하거나 콜라보(협업) 영상이라고 표시하기도 한다.

국내 한 광고대행사 관계자 이아무개씨(27)는 “인플루언서와 함께 협업하는 것은 맞지만, 제품을 홍보할 때 사전 약속한 해시태그나 글귀, 꼭 기입해야하는 글 등을 기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해당 제품 행사에 초청해달라고 하거나 의상, 금액 등 무리한 협찬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인플루언서가 대가를 지급받은 상품에 광고를 명시하지 않았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일부 인플루언서가 대가를 지급받은 상품에 광고를 명시하지 않았다.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제공

◇늘어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소비자 피해도 급증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늘수록, 소비자들의 피해 경험도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 전자상거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튜브·페이스북 등 SNS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국내 소비자 피해 경험은 2016년 23%에 이어 2018년 28%로 증가했다. SNS 이용자의 피해 사례를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피해가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학생 김아무개씨(26)는 “옷이나 화장품을 살 때 꼭 SNS 후기를 보고 사는 편”이라며 “SNS 댓글란에 다양한 의견도 있고 무엇보다 인플루언서 후기를 보고 사곤 했는데 그게 다 광고성이었다니 배신감이 든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아무개씨(29)는 “어떤 글이 광고고 어떤 영상이 상업 목적이 없는 후기인지 구분하기 더 힘들어져 오히려 인플루언서들을 불신하게 될 것 같다”며 “광고성 후기를 믿고 샀다가 낭패를 볼지 어떻게 아냐”고 지적했다.

해당 주무부처인 공정위가 사실상 SNS 광고에 대한 첫 제재에 나선 셈이지만, 근절 방안은 현재로선 뚜렷하지 않다. 개인 계정을 정부가 일일이 단속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 사태도 확인하기 어렵고, 인플루언서들의 개인 계정을 일일이 단속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연규석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대가 지급 사실이 표시되지 않은 게시물을 접한 소비자는 이를 상업적 광고로 인식하지 못한 채 인플루언서의 개인적 의견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공정위 사건을 계기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광고하면서 게시물 작성 대가를 표시하지 않는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상호 공유되는 정보의 정확성을 높여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권 행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추천 보증 심사 지침을 개정해 사진·동영상 중심의 매체별 특성을 고려해 대가 지급 사실을 소비자가 보다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사업자·인플루언서·소비자가 각각 유의해야 할 사항 등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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