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이후 휴무가 대세···직원 사기 고려, 재충전 기회 부여 조치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 사이에서 연말휴가 시행이 정착하는 추세다. 직원 사기를 돋우고 재충전 기회를 부여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국내 상위권 제약사를 중심으로 도입됐던 연말휴가제가 확산 추세를 넘어 정착 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는 보령제약과 동화약품이 도입해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애초에 연말휴가제는 다국적 제약사의 전유물이었다. 매년 12월 중순경 한 해 업무를 마감하고 연말 장기 휴가에 돌입하는 것이 다국적 제약사들의 관행이었다.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도 이 같은 관행을 참고해 직원 사기를 고려하고 재충전할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연말휴가를 시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GC녹십자와 한미약품, 동아ST,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보령제약, 동화약품(매출순) 등 상당수 제약사는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휴가를 시행한다. 여기에 휴일인 크리스마스와 신정 등을 합치면 사실상 8일간 장기 휴가를 갖게 된다. 특히 보령제약과 동화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연말휴가제를 시행하는 것이어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최근 ‘워라밸’ 트렌드에 맞춰 업력이 오래되고 보수적인 국내 제약사도 직원 복지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며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클로징하는 제약사가 많은데, 23일과 24일 연차를 낸 직원도 있을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21일 클로징하는 회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휴가를 가진 후 업무에 복귀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의 경우 지난 2016년 연말휴가제를 도입한 바 있다.

현실적인 업무 과중으로 인해 짧은 기간 연말휴가를 시행하는 제약사도 있다. 종근당은 오는 30일과 31일 휴가를 실시한다. 종근당은 지난해 12월24일과 31일에 이틀간 휴무했는데, 당시는 샌드위치데이를 활용한 것이었다. 사실상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약의 경우 오는 23일과 24일 이틀간 휴가를 갖는다.   

이처럼 연말휴가를 시행하는 제약사들이 있는 반면, 공식적 휴가 없이 업무를 보는 상위권 제약사나 바이오업체도 있다. 광동제약과 대웅제약, 셀트리온(매출순) 등이다. 광동제약은 연중 직원 개인 일정에 따른 리프레시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연말휴가를 시행하지 않는 모 제약사 관계자는 “타 제약사 연말휴가는 직원들의 연차를 모아 한꺼번에 단체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여름휴가를 정해진 기간에 공동으로 가느냐, 또는 자신이 선택한 기간에 별도로 가느냐로 나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회사 전체가 업무를 마무리하고 공동으로 휴가를 가면 타 부서에서 업무 관련 연락을 받을 필요도 없고 마음은 편하게 휴가를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제약사들의 연말휴가 시행 여부를 직원 복지에 대한 절대적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으로 요약된다. 휴가를 일정 기간으로 제한할 것인가, 또는 직원 일정에 맡길 것인가를 선택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직원들이 연차를 모두 소진하도록 권유하는 현실에서 연말에 함께 쉴지 또는 개별적으로 쉴지는 제약사 경영진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연말휴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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