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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적자 국내선 정리’가 쉽지 않은 시나리오인 까닭
  • 엄민우 기자(m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2.0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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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으로 지방 공항 유치하려는 정치권 압박 가능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수익성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 업계에선 특히 적자인 국내선을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작업은 구조조정보다 오히려 더 쉽지 않은 작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9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조 회장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나온 인사여서 더욱 업계의 관심이 쏠렸는데, 예상대로 20% 임원 감축이 이뤄졌다. 일각에선 이번 인사가 향후 있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항공업계에선 대한항공의 수익성 개선 작업은 사업 자체를 정리하기보다 노선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진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선 항공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미 조 회장이 호텔·여행업도 핵심 사업이라고 직접 언급했고 그 이외 사업들은 규모가 작고 회사 경영을 위해 필요한 조직들이기 때문이다.

노선 효율화에서는 특히 국내선 정리가 시급하게 꼽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국내선은 제주 등 몇 노선을 제외하면 비행기들이 사실상 계속 적자를 내면서 운항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 대당 적자폭을 따지면 대략 1년에 수백억원은 손해를 보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국내선에 손을 대려고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치권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업계 인사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지와 무관하게 지역구에 공항을 유치하려는 정치인들은 대한항공이 국내선을 정리하려고 하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한항공이 국내선을 줄일 경우 국회의원이 지역민 반발이 자신들을 향할 것을 우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도시, 저 도시에 포퓰리즘에 의해 만들어졌다가 적자를 내고 있는 공항들을 보면 이 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포·제주 등 일부 공항을 제외하면 대다수 지방공항이 적자를 내고 있다. 대부분 수요 예측을 잘못하거나 정치권 및 정부의 포퓰리즘에 따라 세워진 곳들이다. 한 국회 보좌관은 “밖에서 볼 때는 이해가 안 될지 모르지만, 지역구 의원 입장에선 뭔가 눈에 보이는 것을 세워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국토위가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엔 KTX 등의 영향으로 국내선 적자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는데, 여전히 지방 공항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예를 들어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무안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또 공항이 건설되고 있는데, 상대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이 같은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대한항공이 오히려 국내선을 조정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것이란 분석이다.

항공업계 인사는 “대한항공은 사실상 업계 ‘리딩 컴퍼니’라는 특성 때문에 경쟁사보다 국내노선을 줄이려 하면 정치권 등 압박이 더 심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금 항공업계 상황이 워낙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한항공이 이를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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